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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e_chosun

추천해요

1년

스시렌 이것이 하이엔드의 맛인가 최근 한국의 미식 수요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다양한 해외 다이닝들이 한국에 자리를 잡고 있다. 2010년대 이전만 해도 한국식 일식, 중식 등이 고급 식당에서 주류를 차지하고 있었으나, 세계화와 더불어 해외에서 수련한 젊은 셰프들의 공급, 높아진 정보 수준이 맞물려 한국 미식 환경이 급격히 다양화, 고급화되고 있다. 그중에서 단연 주류를 차지한다고 할 수 있는 오마카세. 재료의 퀄리티가 중요하고, 에도마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정형화되어있다는 특성상 하이엔드, 미들, 엔트리급으로 분류되는데(셰프들은 싫어하지만), 오늘은 그중 하이엔드 스시야로 당당히 자리를 차지한 스시렌에 방문했다. 고급 다이닝답게 깔끔한 히노끼 인테리어와 흰 조리복 차림의 셰프들이 맞이한다. 약간의 나마비루와 함께하는 기다림 끝에 자연산 광어로 시작한 코스는, 장장 두시간 30분이 걸쳐서야 끝이 났다. 사실 맛이 없으면 고소를 불사해야 하는 가격이기에, 맛이 있는지 없는지 평가하는건 의미가 없을 정도로 맛있다. 네타 퀄리티, 다양하고 화려한 츠마미, 부족함 하나 없는 접객까지. 첫 하이엔드 스시야를 방문한다면 추천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특히 스시의 기본인 샤리가 환상적인데, 질지 않고 쌀알의 식감이 잘 살아있고, 짭쪼름하면서도 과하지 않아 밸런스가 참 좋다. 오늘 코스는 자광어-킹크랩-관자구이-쥐치/간-샤코와 미루가이-네기토로-전복튀김-시라꼬/갈치튀김(츠마미) 참돔-시마아지-카스고-아마에비-아오리이까-아까미즈께-오도로-우니(홋카이도)-코하다-옥돔-사바보우즈시-아나고-디저트 순이었다. 기억에 남았던 것은 산미가 기막혔던 아까미즈께와 바다향이 가득했던 미루가이였다. 아무래도 돈을 쓴 만큼 나오는 것이 재료이다보니... 특이한 점이 몇 가지 있는데, 음식에 시소를 많이 쓴다는 점과 상큼한 시메를 한다는 것이다. 오늘만 해도 도미, 시마아지, 아오리이까 등등 다양한 메뉴에 시소가 들어갔는데, 네타와 아주 잘 어울리나 특유의 향은 조금 호불호가 갈릴 만 하다. 고하다나 카스고에 들어가 있던 시메는 숙성향을 강조하기보단 새콤할 정도로만 짧게 시메가 되어있는데, 호불호는 적을 테지만 개인적으론 조금 아쉬웠다. 마지막으로 조금 흠을 잡아보자면 전복 튀김인데... 아무리 3대 진미라지만 게우 소스에 트러플은 조금 아닌 것 같다. 전체적으로 원물과 기술에 기반한 클래식한 스시야이고, 가격대에 걸맞는 좋은 재료와 서비스에 크게 만족했다. 코지마, 세야 등 하이엔드 스시야는 높은 가격과 단골 충성도를 바탕으로 예약이 어렵고 단골 위주의 접객이 없지 않기에 아무래도 일반인이 방문하긴 쉽지 않다. 그러나 스시렌은 비교적 문이 넓은 편이고, 처음 오는 사람에게도 좋은 접객을 보여주기에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하기에 좋은 것 같다. 사실 사이토, 지로 등등 일본 유수의 스시야들이 미슐랭 별을 날려먹은 것도, 더이상 일반인이 방문할 수 없는 식당이라는 판정을 받아서인것 같은데... 해결하긴 쉽지 않은 문제겠지만 한국 오마카세 신이 그 전철을 밟지 않기를... P.S 앵콜에 매우매우 후하시기 때문에, 절대 양이 부족할 일이 없다.

스시 렌

서울 강남구 선릉로146길 27-8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