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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e_cho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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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원조숯불쭈꾸미 이제는 전통이 된 문화를 지켜주세요 한국은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이라는 특성상, 전근대의 문화가 현재로 잘 이어지지 못하는 나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전통의 식문화보다 근대, 산업화 시기 때 발전하게 된 식문화가 현재도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꼼장어를 구워 먹는 문화도 그러한 문화 중 하나이다. 6.25전쟁 시절 급격히 늘어난 부산의 피난민과 경제에 평소 먹지 않았던 꼼장어를 짚불이나 연탄불에 구워 먹게 되었다고 한다. 신도시가 생기기 이전 서울의 인구를 분산시키고자 계획적으로 건설된 베드타운 중 하나인 강동구는, 한때는 새도시였지만 지금은 근 40년의 역사를 가진 동네이다. 그곳에서 37년가까이 자리를 지킨 술집이다. ##양념꼼장어 원래는 생꼼장어만 팔았는데, 이제는 양념꼼장어도 판다. 양파나 파와 볶아져서 나오는 스타일은 아니고, 생꼼장어에 앙념을 하여 초벌이 되어 나온다. 아주 크지도, 그렇다고 작지도 않은 꼼장어 사이즈이고, 매콤한 양념이 잘 배어들어 먹기가 좋다. 그러나 양념이 꽤나 매운 편이며, 꼼장어의 육향이 조금 줄어드는 느낌. 숯불 위에서 타지 않게 구워야 하는데, 술과 함께 수행하긴 참으로 힘든 작업이기도 하다. ##생꼼장어 이 집의 근본 메뉴이다. 껍질이 벗겨진 꼼장어가 가지런히 접시에 담겨 나오는데,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기겁을 할 비주얼. 하지만 술꾼들이라면 어련히 군침이 돌지 않겠는가. 콤콤한 꼼장어의 향에 꼬들한 식감이 기대를 충족시킨다. 꼼장어의 빵이 그렇게 크지 않은데, 덕분에 내장과 척수의 비중이 올라가 더욱 와일드한 맛. 길게 구워면 식감을 잃어버리니, 숯불에 올려 척수가 흘러나오며 노릇노릇해지면 얼른 먹길 추천한다. ##쭈꾸미 쭈꾸미와 가이바시도 직화 구이로 파는데, 가이바시보다는 쭈꾸미를 추천한다. 매콤한 양념에 버무려져 나오는데, 타지 않도록 집중하면 금방 먹을 수 있는 상태가 된다. 강동구의 쭈꾸미 하면 천호동의 골목이 유명한데, 사실 여기가 훨씬 낫다. 쭈꾸미의 빵도 큰 편이고, 살짝 노릇해질 정도로 익혀 먹으면 부드러운 단맛이 일품이다. 꼼장어와 마찬가지로 살짝 덜 익었다 싶을때 먹으면 최상. 술 한잔 기울이기 좋은 음식들이다. 인테리어가 예쁜 것도, 메뉴가 예쁜 것도 아니지만 맛 하나는 최고이다. 전후 세대와 산업화 세대를 지나 형성된 이러한 한국의 하위 요식 문화는, 이제는 희미해진 전근대의 전통을 대신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무래도 젊은 세대의 눈길을 끌기는 부족하고, 조금 비싼 편인지 손님이 적은 모습이었는데, 이렇게 사라지긴 아까운 가게이다. 마포나 종로에선 쉽게 먹을 수 있지만, 여긴 명일동이란 말이다. 다음에 왔을때는 꼭 붐비길. P.S 보리밥에 열무김치, 고추장의 미니멀한 비빔밥도 맛있으니 곁들여 보길. 재방문의사: 4.5/5

원조숯불쭈꾸미

서울 강동구 양재대로145길 1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