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맛집 인스타 : @tastekim_v 한번 간 곳을 다시 찾는 경우가 많이 없다. 이 곳은 예외. 첫 리뷰 이후 많은 친구들에게 소개시켜주고, 홀로도 여러 번 찾았던 칵테일 바 시호. 크리스마스 이브에 맞춰 오랜만에 방문했다. 예약을 안했더니 겨우 마지막 한 자리에 들어갈 수 있었다. 크리스마스라 역시나 커플들이 대부분이다. 언제나 마음 편한 장소다. 독특한 마름모 모양의 구조에 사람 편하게 해주시는 서비스도 여전. 일자형 칵테일바도 물론 재밌지만 시호의 재미는 1인업장이라는 부분이다. 무대처럼 중간에서 칵테일을 만드시는 특성상 사장님의 기술이 절로 눈에 들어온다. 그게 내가 주문한 칵테일이 아니어도. 셰이킹에 스터, 섬세한 손짓 하나하나에 감탄하고 즐기는 것이 흡사 공연을 떠오르게 한다. 가끔 다른 분이 주문하신 칵테일을 따라 주문하기도 하고, 다른 분들의 얘기도 자연스레 귀에 들어오는, 칵테일 바건만 사람냄새가 물씬 풍기는 곳. 심야식당같은 느낌의 가게다. [메뉴] 1️⃣ 크리스마스라 웰컴 푸드로는 슈톨렌, 웰컴 드링크로는 펀치 칵테일을 내주셨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슈톨렌을 이렇게 먹어본다. 퍼석하지 않고 은은한 설탕의 단맛, 내용물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맛을 즐기며 칵테일도 한잔 한다. 펀치 칵테일은 아주 약간의 기포가 있는 샹그리아 같은 느낌. 예쁜 잔에 담겨 나와 한 모금씩 머금는 재미가 있다. 2️⃣ 시호 오면 늘 시키는 블바디에. 다른 칵테일바에서도 많이 주문해 마셨는데, 시호에 들르면 맨해튼/네그로니와 더불어 꼭 한잔은 마시고 가는 메뉴다. 오렌지 필을 초승달 모양으로 깎아 꽃아주시는 점이 특이한 점. 묵직한 달콤함에 균형을 잡아주는 은은한 쓴맛. 참 밸런스 잘 잡혔다. 3️⃣ 크리스마스인 김에 핫 칵테일을 주문. 인스타에 스파이시한 초콜릿 칵테일이 있다고 해서 여쭤보니 "매운데 괜찮으시겠냐"고 얘기를 주신다. 맵찔이 1차 움찔. 핫 토디를 시킬까 했는데 그래도 괜히 궁금했다. 포할라에서도 하바네로 칠리와 초콜릿 맥주를 낸 적이 있으니 은근 잘 어울리는 조합이구나 싶기도 했고. 재료는 병 속에 미리 완성이 되어 있었는데, 카이엔 페퍼와 초콜릿 포함해 몇 종류가 블랜딩되어있다 말씀하셨다. 차근히 끓여내 홍차 잔에 내주셨다. 전체적으로는 핫초코같은 풍미인데 꽤나 알싸하게 매운맛이 돈다. 은근히 씹히는 건더기(?)는 카이엔 페퍼 조각인지, 아니면 다른 재료인지. 맵고 달아서 한모금 원샷은 당연히 어렵지만 괜히 술이 깨는 기분이다. 따뜻하고 달콤하고 매운데 술이고 하니 밖에 나가도 춥진 않겠다는 생각은 확 들었다. 재밌는 맛. 4️⃣ 크리스마스 이브는 사실 밖에 나가면 치인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된다. 어딜 가던 손님많고 사람 많고. 이렇게 차분하게 즐기는 크리스마스도 괜찮구나. 이날도 즐거웠다. 다음엔 계란을 이용한 칵테일을 부탁드려야겠다. [가격] - 2잔 39,000
시호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1길 7 코지넘버원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