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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라는 말이 갓을 쓴 양반이 아니라 신선한 비계를 뜻하는 한자였다. 신기한 샘에서 나는 신선하고 살찐 고기.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여 지은 상호명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고기는 선비3인. 목살 오겹살 반반이라 가장 합리적인 구성으로 보였다. 먼저 목살이 나오고 오겹살이 나오는데 목살에 왠지 포인트가 맞춰져 있다. 고기는 전직원들이 직접 구워서 제공해준다. 구워주는 고기집 정말 마음에 든다. 목살은 일반목살과 드라이에이징 목살이 같이 나온다는 점이 놀랍다. 드라이에이징 되었으니 딱딱한 듯 할 수도 있을 것이고 육향이 진할 듯 했다. 일반 목살을 먼저 주신 후 드라이에이징 고기를 주셨다. 일반 목살은 살이 부드럽고 육즙이 많은 고기여서 아주 만족. 그런데 드라이에이징된 고기를 주시는데 확실히 조금 더 진한 향이 났다. 그리고 일반 목살로 다시 나오는데 식감이 사각거리는 듯했는데 그게 이상하게 매력적이라 계속 먹게되었다. 그리고 끝나고 나서는 오겹살이 나온다. 오겹살은 부드럽고 두툼하며 육즙이 많은 딱 그런 맛의 고기들. 왠지 개인적으로는 목살이 조금 더 내 입맛에 맞았다. 소스는 미나리페스토 말돈 쌈장 와사비 등. 그리고 겹들임으로 명이나물과 된장쌈무가 나왔다. 묵은지콩나물은 그냥 맛있는 콩나물이었다. 파채는 간장식초에 넣어서 소스로 만들어 먹는 것이었다. 미나리페스토의 향긋함이 고기와 잘 맞는다는 게 아주 새로웠다. 이거 잘 살리면 좋을 듯. 간장식초+파채에 고기를 찍어먹는 것도 아주 맛있다. 나머지는 맛있지만 역시 아는 조합이다. 비빔막국수를 주문했다. 비빔국수는 소스가 왠지 쌈장 같았다. 비벼서 먹어보는데 식초가 들어가서인지 쌈장의 맛과는 많이 달랐다. 뻔하지 않은 이색적인 메밀국수인데 이거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고기가 남아있을 때 주문하는 걸 추천한다. 김치찌개도 은근 진하고 맛있다.

영천선비

서울 동대문구 회기로 137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