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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미식회장

추천해요

7개월

을지로 4가 청계천길을 주욱 따라가다보면 오래된 건물들이 보인다. 길가에 늘어선 상점들에서도 오래된 을지로의 감성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 중 유독 오랜 건물 하나. 강산옥이란 오랜 간판을 따라 들어가다보니 이게 웬 60~70년대 감성의 오랜 식당이 보인다. 식당 문 엪에 비스듬히 놓여있는 콩비지라 적혀진 낡은 입간판은 마치 수십년 전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세트장의 소품 같다. 사장님이 그것을 낡았다고 이야기하시자 나는 그걸 계속 세워두는 걸 추천드렸다. 세련된 감성의 것이야 얼마든 만들면 그만이지만 수십년의 세월이 입혀진 간판은 따로 구할 수 없다. 왠지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간 듯한 느낌을 준다. 식당의 다른 곳들도 그렇다. 주방에서 음식을 내어주는 통로?가 있는데 그곳도 수십년 전 감성이다. 하지만 그래도 강산옥 안에서도 22년인 것을 깨닫게 만들어주는 것이 있다. 그것은 가격. 메뉴는 딱 두가지. 콩비지/콩국수 겨울엔 콩비지만 되고 여름엔 콩국수만 되나보다. 메뉴의 가격은 13000원. 유일하게 22년도임을 깨닫게 되는 것이었다. 들어가면 자동으로 주문이 된다. 왜냐면 6월4일 현재 콩국수말고 다른 메뉴는 따로 없다. 음식은 금방 나왔다. 콩국수 하나. 배추김치 하나. 끝 콩국수는 딱 봐도 진해 보인다. 위에는 오이가 잘게 썰려서 올라가 있다. 만약 오이를 못 먹는 사람이 있다면 주문할 때 미리 이야기해야한다. 국물은 생각대로 진하고 걸쭉하고 너무나 고소하다. 먹을수록 중독적이지만 따로 간이 많이 되어있지는 않다. 고소하고 진한 맛 위주였다. 면의 경우는 일반 콩국수 맛집들에 비해 아주 매력있지는 않았다. 식감도 그럭저럭 맛도 그럭저럭. 그래도 콩국물에 푸욱 넣어서 먹으면 기가 막히다. 간이 살짝 슴슴하게 느낀 건 김치랑 같이 먹었더니 딱 만족스러웠다. 김치는 아삭하고 적당히 맵고 짠 국수집 김치. 오랜만에 더운 시즌을 맞아서 콩국수를 먹고 왔는데 그럭저럭 맛있다. 콩국수가 진주집 답십리별미 진주회관 등 몇군데 탑티어급까지는 아니다. 하지만 콩국물로만 보면 후한 평을 주고싶다.

강산옥

서울 중구 청계천로 196-1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