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리뷰 22.03 고기집을 잘 안가는 나로서는 평소 잘 찾지 않는 유형의 음식점이다. 진짜 어느정도냐면......... 회식자리가 있어야 갈 정도? 근 4년 만에 이런 음식점에 처음 와본다 ㅠㅠ 좀 심각한가? 그냥 고기집이 아니라 오리고기집이라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돼지고기 구이야 솔직히 흔하디 흔하고 소고기는 가격만큼의 메리트를 못 느껴서 잘 와보지 못한다. 요새 닭구이집이 늘어나서 호기심이 생겨 가보고 싶은데 좀처럼 기회가 없다. 그러던 차에 돌마리가 갑자기 인기다. 오리고기라면 내가 전에 좋아하던 곳이 의정부의 오리뱅크이다. 지금은 폐업한 곳이지만 거기서 주는 회전식오리꼬치구이는 숯불 속에서 자동으로 돌아가면서 구워져서 뒤집어줄 필요가 없어서 좋아해왔다. 약간 양꼬치집에서 돌아가는 거랑 살짝 닮았다. 여기는 회전식이라는 간편함은 없지만 오리를 부위별로 먹어볼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살면서 오리를 부위별로 구워먹어본 적이 없다. 모듬으로 나와서 살짝 헷갈리지만 근위살 다리살 가슴살 뱃살 등 몇가지 부위로 나온 고기를 구워서 먹는다. 사장님이 처음에는 굽는 것을 보여주신다. 이 부위는 어디고 언제 뒤집는지 안내해 주신다. 아마 자주 와 봐서 손에 익으면 정말 좋을 거 같다. 가장 인상적인 건 대부분 그렇듯 가슴살. 얼핏 베이컨처럼 생겼다. 얇게 썰려나온 것인데 살짝만 구워서 먹는 부위이다. 불에 올려놓고 가장자리가 익는 게 보이면 바로 뒤집는다고 한다. 생각보다 빨리 익어서 놓치기 쉽다. 먹기에 굉장히 부드럽고 촉촉했다. 근위살은 오랫동안 익혀야 하는 부위. 덩어리 지고 살짝 크다보니 어쩔 수 없다. 쫄깃한 식감이 닭만큼 좋았다. 솔직히 나머지 부위들은 이제 먹다보니 섞여서 기억이 잘 안난다. 뱃살의 쫄깃한 맛도 기억에 남는다. 콩나물 부추를 불판 위에 같이 얹어서 고기와 같이 먹기도 하고 파, 고추, 피클, 쌈무 등을 고기랑 같이 얹어서 먹는다. 느끼함을 잡아주고 영양적인 밸런스를 맞추기 위한 용도 같다. 미나리무침도 향도 괜찮다. 적당히 자극적이고. 양념오리는 70% 초벌이라고 사장님이 강조 하셨다. 조금씩 붙지 않도록만 뒤적거리다 먹으면 되는데 양념의 맛이 보기보다 슴슴해 임팩트는 적었다. 아무래도 양념보다는 구이가 임팩트가 강하다. 맛의 완성도도 개성도 훨씬 뛰어나다. 볶음밥 또한......... 맛이 없는 것은 분명히 아니지만 다소 흔한 고기집의 볶음밥에서 자극성이 살짝 적어진 느낌. 마지막으로 서비스로 주셨던 오리날개가 구이들에 필적할 만큼 매력적이었다. 전에 먹었던 양념보다 양념의 임팩트도 강했고 식감도 뛰어나다. 단지 날개이다보니 발골을 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살짝 있다. 하지만 이것은 즐거움으로 여기는 사람들도 워낙 많으니 문제될 것은 아니다. 정식 메뉴로 채택하기 전에 피드백을 받고자 하셨던 것인데 장사하는 분이 저렇게 적극적으로 손님들의 피드백을 구한다는 부분을 보니 인기가 없을 수가 없겠다. 불금이라 배가 많이 고팠는지 양이 살짝 차지 않아 김치말이국수를 주문했는데 면의 삶기도 딱 좋고 (부드러운 면을 좋아한다면 힘들지도?) 새콤새콤한 국물과 아삭한 김치와의 훌륭한 콜라보. 고기의 기름기를 새콤한 국물로 확실하게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오리고기 자체가 좋아서 그런 것인지 정말 느끼한 걸 잘 모르겠다. 그리고 가격..........참 착하다.
돌마리 유황 오리
서울 송파구 가락로 66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