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바즈의 프레지에와 에끌레어를 가지고 가서 차를 곁들여 마시려 했다. 커차그는 라바즈 건물 1층에 넓게 있는 찻집이다. “커피와차를그리다”라는 뜻. 차를 많이 신경쓰는 찻집이면서 융드립으로 커피를 내려주는 카페이다. 가까운 곳에 있다보니 커차그의 음료를 주문하면 라바즈의 디저트를 먹는 것을 허용해주신다. 이번에는 라바즈의 일회용 포크를 깜빡하고 왔기에 커트러리를 부탁드렸는데 허용해주셨다. 트레이와 커트러리를 받았고 차는 지난번에 마신 차와 다른 것을 주문했다. 예전에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탄배향을 지닌 대홍포를 주문했었다. 훈연한 느낌이 들어 디저트랑 맛있게 잘 먹었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는 동방미인을 골랐다. 대홍포는 중국 우이암차 중 하나이고 우롱차이다. 동방미인도 우롱차이고 타이완의 대표 찻잎이다. 영국 빅토리아여왕이 동방의 아름다운 여인의 향과 닮았다는 뜻으로 붙은 이름이다. 다른 곳에서도 마셔본 적은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그렇게 인상적이진 차까지는 아니었다. 디저트가 프레지에와 에끌레어라서 다른 찻잎보다 그 맛에 어울릴 것이라는 추천을 받았기 때문에 주문했다. 찻잎은 다관이 담긴 채 나왔다. 숙우 거름망 찻잔 퇴수기를 한 트레이에 보내주셨다. 일단 따뜻한 물을 다관에 넣고 대충 한 30초 정도만 다관에 머물게 한 다음 거름망을 얹은 숙우 위로 찻물을 옮겨준다. 수색은 짙은 오렌지색 같은 느낌이었다. 적당한 온도가 되기에 찻잔에 따른 후 세차……..는 안 하고 그냥 마셨다. 솔직히 귀찮았다. 찻물도 아깝고. 동방미인은 꿀과 같은 달달함과 은은한 과일 향을 머금은 차였다. 질감은 아주 부드럽다. 내포성은 보이차에 비하면 좋지는 않다. 3번 이상은 좀 힘든가보다. 단 맛은 왠지 꿀과 같기도 하고 이상하게 나는 고구마의 달달함 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디저트와의 궁합은 역시나 좋다. 역시 디저트는 커피보다 차가 더 어울린다.
커차그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13길 19-23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