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밋업. 일식에 대한 조예가 없다보니 이런 장소는 굉장히 새롭다. 누군가 추천해 주지 않으면 좀처럼 찾지 못하는 편이다. 밋업이 열리기에 바로 신청했는데 주로 사전에 찾아봤던 음식들은 디너였고 런치랑은 차이가 있었다. 오마카세 코스였는데 런치이다보니 오마카세 가격임에도 55000원. (오마카세임을 감안했을 때) 굉장히 저렴한 가격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테이블은 다찌였고 쉐프분들이 계신 곳을 연극의 막처럼 막아두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준비를 진행하며 준비가 완료되면 막이 열린다. 오픈 주방에서 보여줄 수 있는 뛰어난 연출이다. 음식점이 처음엔 문이 닫힌 줄 알았다. 예약되었다면 당황하지 말고 들어가면 된다. 막이 열린 뒤 자리 세팅이 끝나고 잠시 후 첫 번째 음식인 차완무시가 제공된다. 보통 계란찜 같은 느낌으로 생각하던 음식에 육수가 얹어져 있어 조금 새로웠다. 산초향이 은근히 났고 걸쭉한 조개육수의 시원한 맛 다음엔 전복과 차완무시가 기다리고 있다. 안에는 와사비가 섞여들어 있기도 하다. 한가지 음식 안에도 굉장히 많은 연출이 들어가 있다. 그리고 두 번째 음식도 굉장히 새로운 재료들의 조합을 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음식은 게내장으로 된 고로케. 이곳에서만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음식. 익숙한 고로케 속에 강한 향의 게 내장. 먹어본 고로케 중에서 가장 새롭고 즐거운 기분이 들게 했다. 김튀김과 단새우 그리고 새우머리를 갈아서 올린 것도 굉장히 맛있었다. 단새우를 제외하고는 전혀 눈으로 예상할 수 없는 맛. 낑깡과 문어이와시 유채나물 수비드오리가슴살 등도 같이 나왔다. 나한테 아주 인상적이었던 음식은 앞에 말한 두가지. 그리고 나온 세 번째 이번엔 광어회 참치 뱃살과 등살 계란 그리고 타다끼.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조그만한 검은 젤리... 맛은.. 김 맛이다. 광어는 다시마로 숙성된 것이라 부드러운 식감이다. 참치 뱃살의 기름진 맛이랑 등살의 특이한 식감. 두 부위의 상반된 식감을 즐기기 좋고 삼치는 타다끼의 불 맛과 부드러운 느낌. 생강 우엉이 든 춘권과 새우머리 초석잠 초석잠의 식감이 기억에 남는다. 잠이란 이름만 들어서 벌레인가 했지만 그건 누에를 닮은 모양 때문이라 한다. 감자 같으면서도 약간 다른 듯한 맛이 났다. 생강 우엉춘권은 비슷한 느낌을 일식집에서 한 두번 먹어봤던 거 같은데 가벼운 느낌이라 늘 마음에 든다. 새우머리는 바삭하다. 나베 오리고기가 들어있는 것이었는데 고체연료로 조금 더 끓여 먹을 수 있게 나온다. 쑥갓이 들어서 향긋하고 시원한 육수로 기억한다. 재료들 육수 모두 자극적이지 않아서 좋다. 솥밥 생선살이 들어간 솥밥이다. 받아들 때부터 생선 특유의 향이 굉장히 기분좋게 했고 먹을 때 톡톡 터지는 콩의 식감도 굉장히 좋다. 쌀과 생선과 콩. 이 세 가지의 조화가 매우 훌륭하다. 우유아이스크림 우유가 주는 고소함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아이스크림이다. 아이스크림보다 조금 거친 느낌인데 먹을수록 더 맛있게 느껴지는 매력이 있다. 초콜릿과 딸기도 좋지만 아이스크림 자체의 맛이 독특하고 좋았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맛있던 것들도 있고 크게 와닿지 않는 것들도 중간중간 섞여 있다. 추구하시는 맛의 느낌도 어느정도 알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강한 것을 선호하는 지라 맛있었지만 재방의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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