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느꼈는데 생각보다 합정 상수에 갈만한 카페가 많지 않다. 카페는 많지만 왠지 내가 찾는 카페랑은 좀 거리가 있는 느낌. 커피나 차의 맛 자체에 집중하는 곳을 가고싶은데 인스타용 카페들이 너무 많은 거 같은 느낌. 그래서 가고 싶던 곳들을 몇군데 추려서 가려는데 대부분 저녁이라 마감시간이었다. 그래서 안전빵인 빈브라더스를 가야지 하고 있었는데 길가다가 뭔가 괜찮을 거 같다는 생각에 이곳으로 들어왔다. 분위기는 막 예쁘거나 한 편은 아니다. 예쁘다라기 보다는 편안하고 조용한 느낌이라고 보는 게 맞다. 감성은 살짝 올드해서 나같은 사람한텐 오히려 더 좋다. 커피는 에스프레소머신은 아닌 듯 하고 핸드드립이랑 모카포트커피를 제공하는 걸로 보인다. 원두의 종류가 매우 다양한데 브라질 이가체프 아리 콜롬비아 케냐 등이다. 가격은 핸드드립치고 상당히 저렴한 느낌. 그리고 순서가 중요한데 앞에 있는 건 깔끔하고 바디감이 적은 것들이며 나중 것들은 진한 커피라고 한다. 이가체페는 구수한 듯 하면서 열매의 산뜻함이 같이 느껴진다. 이가체페의 맛은 항상 이렇게 복합적이다. 이런 듯 하면서도 저렇다. 그것들이 묘하게 어울린다. 블렌드는 브라질 + 콜롬비아 + 아리 의 조합이다. 뒤쪽에 위치해 있는데 이가체페보다 훨씬 진한 맛이 난다. 산뜻함은 적고 구수하고 진한 맛의 커피. 이가체페와는 다른 커피의 매력을 느끼게 해 준다. 재미있는 게 겉으로 보면 그냥 똑같이 생긴 커피인데 맛이 이렇게 다르다. 스콘이랑 마들렌은 핸드메이드라고 한다. 와 이 공간에서 이걸 일일히 굽는다고?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먹어보니 핸드메이드 맞다. 초코칩스콘을 골랐는데 진짜 뭔가 영국인 엄마가 만들어준 정성스러움이다. 별거 없는데 너무 맛있다. 그리고 커피와의 궁합이 거의 오뎅탕에 소주나 파전에 막걸리 수준. 멋보다는 확실히 맛을 중요시 하는 장인스러운 카페다. 드립을 좋아한다면 합정 근처에서는 여기가 좋은 듯!
커피 발전소
서울 마포구 토정로 49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