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한지 1년이 다되어가는 어느 늦가을 퇴근길. 겨울이 다가오니 덕원의 곰탕 국물이 미친 듯이 생각났다. 호불호가 살짝 존재하는 듯 하지만 예나빠님의 리뷰 첫 구절의 맑고 깊다는 표현이 그렇게 잘 들어맞을 수가 없다. 너무너무 깔끔하고 너무너무 깊다. 이번에는 추천 받았던 메뉴인 방치탕을 주문했다. 방치탕은 소의 엉덩이살을 말한다. 보통 엉덩이를 말할 때 방댕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그런 표현인가 싶다. 방치탕 39000원 공기밥 별도 1000원 합 40000원 꼬리 가격이 올라서 꼬리곰탕이 22000원이다. 재료 값이 워낙 올라버렸으니 이 가격을 원망할 수도 없다. 다른 곳들도 똑같이 올랐다. 길풍식당이 덕원보다 1000원 가량 더 비쌌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길풍식당도 가봐야겠다. 길풍은 지금 얼마일까. 내 예상은 약 23000원~ 25000원 정도. 방치탕이 나온 것을 보니 뼈 두 덩어리가 얹어져서 나오고 뚝배기 하나에 곰탕 국물이 또 나온다. 그리고 김치 깍두기. 양념장까지. 뼈 두개를 보면 약간 비쥬얼부터 원초적이다. 뭔가 말타고 유목생활하다가 텐트치고 장작을 팬 다음에 사냥한 고기를 익혀 먹는 듯한 기분. 큰 두 덩이의 뼈에 살도 참 다양하다. 살코기도 있지만 연골이랑 골수 등등. 작은 부위에 다양한 식감을 가진 느낌. 그리고 양념장은 정말 최고다. 김치가 너무 밥도둑이다. 깍두기도 맛있지만 이건 살짝 달았다. 국물은 한번 더 리필해 주셨다. 밥을 다 먹은 후에 누군가가 국물을 리필하길레 나도 덩달아 요청했다. 밥 없이 국물만 마셔도 맛있기에 뚝배기 채로 들고 벌컥 마셔버렸다. 덕원의 주 무기인 메뉴들은 여전히 맛있다. 하지만 가격이 너무 올라버렸다. 재료값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 손님들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운 가격인 건 사실이다. 씁쓸하지만 어쩔 수 없다.
덕원 꼬리곰탕 방치탕 전문
서울 영등포구 버드나루로6길 6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