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위가 나오는 영화 花樣年華 아니고 이승환의 노래 花樣年華 아닌 식당 화양연화 花樣年華 한자는 모두 동일하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 그러한 순간을 느낄 수 있는 음식점이고 싶은걸까? 대충 그런 의미가 담겨있지 않나 그저 생각만 해봤다. 개인적으로는 양을 羊으로 생각도 해봤지만 그건 아니었나보다. 입구부터 느낌이 좋다. 옛 기와로 된 고택과도 같은 느낌. 그리고 테이블 벽과 테이블 등의 꾸밈새도 딱 역덕인 내가 좋아하는 느낌이긴 하다. 메뉴는 일단 구이류가 메인으로 보이고 소고기 갈비 돼지고기 양념뼈목살 양고기 프렌치랙 소꼬리구이 이런 식이다. 그리고 전골과 청어알밥도 있다. 음식들은 맛있던 것도 있고 애매한 것도 있었고 매우 별로인 것도 있었다. 일단 음식이 나오기 차림새가 좋아보인다. 궁채나물이랑 미나리 백김치 매시드포테이토/젤/ 곤약비빔면? 등이 나왔다. 궁채나물 미나리는 자꾸 손이갈 정도로 괜찮은 반찬이었고 백김치는 보통. 매시드포테이토랑 젤이 소스로서 나름 괜찮았다. 양념돼지목살과 매시드포테이토가 은근 합이 괜찮았다. 곤약비빔면은 얼핏 그럴싸해 보였지만 한 입 먹자마자 내려놓았다. 면도 소스도 어떤 장점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나 웬만큼 맛 없어도 배부르지만 않으면 먹기는 다 먹는 편인데 정말 젓가락이 안 갔다. 갈비뼈가 나와있는 양고기 프렌치랙이 나왔다. 소고기처럼 적당히 익혀 먹으면 된다고 한다. 모르는 상태로 구어져서 나왔는데 부드럽고 쥬씨했다. 육향이나 잡내는 잘 못 느꼈다. 일단 가장 맛있는 메뉴를 고르라 한다면 바로 양고기 프렌치랙. 이정도면 양고기를 먹으러 찾아올 만 하다. 양고기 트러플오일+말돈소금 이렇게 먹으면 가장 만족할 것이다. 그리고 두번째가 화양전골. 일단 전골이란 단어가 무색할만큼 양이 많지 않다. 적당한 크기의 냄비에 찌개 같은 것이 나왔다. 토마토베이스의 각종 야채와 소고기가 들어간 전골인데 야채 토마토 등 때문인지 스튜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약재같은 맛이 들어간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시큼한 맛이 많이 났고 약재 같은 특이한 맛도 나긴 했다. 그 외엔 뭐...이색적이지만 이색적인 것이 맛으로 연결되진 못했다. 딱히 매력을 못느꼈달까? 애매하고 아쉬웠던 메뉴였다. 그냥 익숙한 전골 맛만 내어줬어도 좋았을텐데. 돼지고기 양념뼈목살. 장단점이 명확하다. 장점은 두툼하고 양이 많다. 단점은 흔하디 흔한 맛. 크게 맛있거나 독특하진 않는 그런 맛이었다. 그래도 두툼하고 쫄깃했고 양이 많아서 포만감이 들었다. 하지만 이걸 먹으러 지하철역 두 정거장 이상 이동한다면 아마 실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청아덮밥은 괜찮았다. 고소하고 살짝 단맛도 좀 나는 것 같기도 하구. 음식 외에는 단점으로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가위랑 집게. 집게 하나는 괜찮은데 하나는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가늘어서 힘이 안 들어가고 고기를 자꾸 떨어뜨리게 하는 것 같다. 가위는 날이 잘 안드는 것 같다.
화양연화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14가길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