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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이천쌀밥집 고미정에서 연남동에 새로운 업장을 열었다. 이름하여 “장끼전” 아주 토속적인 이름을 한 업장. 장끼전은 예전 중학교 교과서에도 나온 장끼와 까투리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업장의 스타일상 내용과 관계있는 이름은 아닌 듯 하고 토속적인 분위기를 상호명으로 내 보고자 지어낸 이름으로 보인다. 한 켠에 꿩으로 생각되는 그림이 두장이 나란히 걸려 있는 것으로 소설 장끼전을 생각하고 지어진 이름이 맞다. 고미정은 이천쌀밥을 주무기로 한 정식메뉴가 메인이라면 장끼전은 전통주에 요리를 곁들이는 전통주점이다. 많이들 추천하는 음식은 바로 소고기 육전.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인데 황해도, 전라도에서 즐겨먹는 고기를 이용해 부친 전 요리이다. (소고기육)전을 장기로 하는 곳. 혹시나 그리하여 지어진 거였을까? 오픈한지는 3년이 넘은 듯 하고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아주 많은 연남동의 핫한 술집 중 하나이다. 메뉴들은 대체로 전통음식에 가까운 편이지만 전 종류를 제외하면 다 기존의 잘알려진 한식 메뉴를 이곳만의 스타일을 가미한 새로운 형태의 요리들로 주성되어 있었다. 재료들 대부분이 국내산이라는 걸 내세우는 것도 흥미로웠다. 가장 파격적이라 느꼈던 것은 크림치즈수제곶감말이. 이건 상당한 퓨전 스타일의 안주였다. 낙대차새 전골 같이 몇 년 전 유행한 낙곱새와 유사한 형태의 이곳만의 창작요리. 한우 한마리에서 약 3kg 정도만 나오는 꾸리살만으로 만든 육꾸리라는 육회 요리도 있다. 도토리묵과 골뱅이소면을 합친 형태의 요리도 있다. 묵뱅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인데 이 경우는 장끼전에서 선보이는 양념장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순살닭볶음탕. 국내 순살 닭다리로 만든 닭볶음탕이라고 하는데 나 같이 발골의 재미에 크게 관심없는 사람을 위한 메뉴가 아닌가 싶었다. 술 종류가 아주 매력적이었다. 서울의밤 경주법주는 어찌보면 흔할지도 모르겠지만 지리산강쇠 평창감자술 매실원주 황진이 산애울 사과애주 등. 전통주를 선정하는데 얼마나 많은 고심을 해왔는지 눈에 보인다. 뻔하지 않게 아이덴티티를 잘 살리는 듯한 느낌. 장끼전 이천맑은동동주 이렇게 주문했다. 장끼전은 누가봐도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 전 메뉴이다. 육전이 주무기라고들 하는데 육전과 왕새우전을 한 접시에 담았다. 전 하나당 아기 손바닥 정도 크기. 첫입에 아무래도 가장 먼저 손이간 건 왕새우전이다. 너무 맛있게 생겼다. 새우의 탱탱한 맛 그리고 계란이 들어간 전의 부드러움 그리고 홍고추 풋고추가 주는 적당한 매움이 맛의 재미를 더했다. 거기에 양파절임 살짝 얹어서도 먹어보고 양념장을 살짝 발라서도 먹어본다. 어떻게 먹어도 맛있다. 호불호가 갈리기 어려운 전이었다. 육전은 거기에 새우 대신 얇은 소고기가 들어갔다. 왕새우전이 그 자체로도 맛있었다면 육전은 술을 자꾸 부른다. 맛 자체는 간이 잘 배어든 소고기의 쫄깃함에 계란이 입혀진 전. 담백하지만 왠지 중독성이 있었다. 이천맑은동동주는 심플한 디자인의 백자 도가지 주병과 넓은 술잔에 나와 전통적인 운치를 더했다. 생각보다 맑은 편의 술이었고 과일 같은 새콤함이 강하게 치고 들어오네요. 걸죽한 듯 맑은 듯 한 질감이 전과 참 찰떡이었다. 전통적인 소품들이 많아 현대화된 주막같기도 하고 그래서인지 전통 음식과 전통주 곁들이기 좋은 분위기를 연출해준다. 한국적이라 그런가 편안하기도 하다. 옛모습과 현대적인 모습이 적절이 섞인 느낌.

장끼전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 190-33 엠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