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역 쪽에 두 곳의 에스프레소 바가 있던 시절을 아시나요. '슈가 에스프레소바'와 '오우야'인데요. 2020년쯤 문을 열어 에스프레소 바의 인기를 함께 쌓아가던 두 가게는 이제 흔적도 남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슈가 에스프레소 바를 운영하던 분은 근처에 '어나더빈스'라는 가게를 열어 계속 손님을 맞고 있어요.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곳은 주로 스페셜티 원두를 취급해 에스프레소의 가격이 다른 가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쌉니다. 하지만 가장 비싼 예멘 바니 메리 무산소 내추럴 생두가 1kg에 무려 130,000원이라는 설명을 듣고 나면 가격을 수긍하게 됩니다. 세상에는 싸고 맛있는 게 있는가 하면, 비싸고 맛있는 게 있기도 하죠. 술도 소주가 있는가 하면, 고급 위스키도 있으니까요. 커피 업계에서 20년 이상 일해온 주인이 한 번은 이렇게 고급 원두로 만든 커피를 팔아보고 싶어서 열었다는 가게에서 만 원이 넘는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나면 커피의 세계가 무궁무진하다는 걸 인정하게 됩니다. 굳이 이렇게 비싼 커피를 파는 가게를 소개하는 이유는 이곳의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올해 7월이 지나면 가게 문을 닫고 부산으로 옮길 예정이거든요. 산뜻하고 진하고 향기로운 에스프레소를 통해 이 커피를 만나기 전의 시간으로 돌아갈 수 없게 해버리는 과감한 단절의 체험. 한 번은 해보시길.
어나더빈스
서울 마포구 토정로 27-1 성우맨션 301호
석슐랭 @kims8292
하...매번 가끔씩 없어졌을까 걱정되서 검색해보곤 했는데, 부산으로 가신다니 아쉽네요ㅜㅜ 7월 이전 소식을 그래도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