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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때문에 광주광역시에 가는 길에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베토벤 음악감상실에 들렀습니다. 광주광역시 금남로의 옛 도청과 전일빌딩 근처 건물 6층에 자리한 이곳은 1982년부터 운영 중인 클래식 음악 감상 전문 카페입니다. 가게 안에는 당연히 클래식 음악이 흐르고 있고요. 널찍한 실내에는 보통의 카페처럼 탁자와 의자가 놓인 공간만 있는 게 아니고,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과, 음악을 트는 공간이 따로 있습니다. 가게 구석에 앉아 음악을 듣는데, 아쉽게도 그날은 KBS 1FM을 틀어두셨지만 그래도 좋았습니다. 44년이나 된 가게의 모든 것에는 오래된 시간의 무게가 내려앉고, 손님이 몰리지 않은 가게는 한없이 평화롭기만 했거든요. 하지만 멀리 무등산이 보이고, 가까이는 전일빌딩이 서 있는 이곳에서 고요함만 느끼기는 불가능하죠. 1980년 5월 이후 도시의 운명이 바뀌어버린 곳에서는 잔인한 권력의 무지막지한 살육으로 인한 충격과 분노와 슬픔의 그림자가 도무지 지워지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눈길 닿는 곳마다 통증이 밀려옵니다. 이곳에서 듣는 클래식 음악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알고 보니 신청곡을 요청하면 틀어주기도 한다는데, 베토벤의 운명이나 윤이상의 작품 하나라도 듣고 올 걸 그랬네요. 다시 찾아가야 할 이유는 충분합니다.

베토벤 음악감상실

광주 동구 금남로 250-8 6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