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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랑
추천해요
3년

한줄평: 호주 출신 셰프가 한국 식재료 선보이는 미슐랭 1스타 컨템포러리 파인 다이닝. 실험적인 메뉴와 전통주 페어링이 인상적. 지난 7월 기념일에 다녀온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 <Evett>. 호주 출신 조셉 리저우드 셰프가 한국의 식재료와 음식 문화에서 받은 영감을 현대적인 스타일로 풀어내고 있는 다이닝 레스토랑이다. 조셉 셰프는 미국 나파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프렌치 런드리(The French Laundry), 영국 레드버리(The Ledbury) 등에서 경력을 쌓고, 이 후 전세계 다양한 음식과 문화에 매료되어 2015년부터 뉴욕, 홍콩, 양곤 등 전세계를 다니며 미식프로젝트와 팝업 레스토랑을 진행했다고 한다. 에빗은 세계 각지에서 얻은 아이디어와 테크닉으로 한국의 식재료와 토속 음식을 재해석한 테이스팅 메뉴를 선보이는데, 동시에 한국술 주예사가 한국 각지의 명주를 발굴하여 코스마다 매칭한 전통주 페어링도 준비돼 있다. 런치는 주말에만 받고 7.5만원, 전통주 페어링은 4만원이다. 일부러 메뉴는 알려주지 않는데, 손님이 해당 요리나 재료에 선입견을 가질까봐 그렇다고 한다. 전통주 1. <너브내> 청수로 만든 brut 와인으로 강원도 홍천에서 만든 스파클링 와인. 이탈리아 양조장에서 직좁접스파클링 만드는 법을 배워와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생각보다 맛있고 완성도가 좋았다. 요리 1. 스낵 김을 간장으로 절이고 숯불에 구웠고, 위에 치즈무스 적양배추가 올라간 스낵이다. - 불향이 좋음. 약간 육포같은 맛이 난다고 하니 의외의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 하지만 입에서 그렇게 느껴지는걸? 요리2. 숯불에 구운 보리숭어와 당근 발효 소스, 피클링한 목이버섯과 백김치 그라니따, 지게미 커스터드가 올라간 요리. - 지게미 커스터드가 마치 치즈 같은 맛과 식감을 낸다. 다같이 얹어 먹으니 꽤 맛있다! 숭어도 부드럽고, 백김치가 약간 짭짜름한게 마치 동치미 육수 같다. 전통주 2. <오마이갓> 인천 삼양춘으로 조셉 & 대니얼 셰프가 직접 만든 술. 삼양춘은 참고로 3번 빚은 술로, 겨울에 빚어 봄에 마신다고 해서 삼양춘이라고. 6개월동안 연구해서 만들었고 요리 자연속에서 만들어진다고 한다. 목련을 이용해서 만들었는데, 그래서인지 고급 청주같은 섬세하면서도 목련의 플로럴한 향이 향기로운 술이드. 향에 취하고 맛에 취하고. 요리3. 여수 키조개를 염장하고 키조개 커스터드를 만들었다. 여기에 깻잎소스와 김 파우더, 태운 파의 애쉬파우더를 더하고, 마지막에 깻잎오일을 더했다. 마치 조개구이를 먹는 것 같은 비주얼인데, 깨와 깻잎소스, 깻잎오일이 주는 고소한 풍미가 장난 아니다! 비주얼에서 상상하지 못한 맛과 즐거움을 주는 메뉴! 가장 인상깊었던 요리다. 요리 4. 단새우를 자두, 미나리와 함께 담아냈다. 새우로 만든 소스와 새우로 만든 크리스피를 같이 플레이팅. 비주얼 뿐만 아니라 자두가 주는 상큼함이 여름 계절성이 잘 느껴진다. 크리스피에서 건새우 풍미가 한가득! 마치 휴가철에 해변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자두와 새우를 먹는 듯한 기분이다. 요리 5. 팔렛 클렌저 식혜 소르베과 매실시럽. 다음에 나올 메인 요리를 위해 쉬어가는 코스. 식혜와 매실은 실패가 없지. 전통주 3. 264 청포도 와인 <절정>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그 독립운동가 이육사의 이름을 따온 와인으로, 이육사의 고향 안동 도산면에서 만든 청수라는 포도로 만든 와인이라고 한다. 이육사의 시 중에서 <청포도>를 보면 "내 고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라는 문구가 있는데, 안동 도산면이 청포도로 유명하다. 매서운 광야에서 느끼는 절정을 읊어대던 시와 달리 이 와인은 적당한 단맛이 느껴진다. 아마도 극한의 상황을 잘 표현하기 보다는, 그 상황을 달래주고 잊게 해주는 술 한잔이라고 해석하는게 맞을까? 요리 6. 합천 오리의 가슴살. 포도소스와 방아잎을 곁들였고, 복숭아 훈제퓨레가 함께 나온다. 동시에 복숭아를 미숫가루 반죽에 싸서 조리해 대나무 오일이랑 시럽 발라서 조리한 요리도 함께 나온다. 오리다리살 보풀과 산초잎을 얹었다. - 완전 맛잇는 오리 훈제 같은 맛이다. 부드럽고 오리잡내가 나지 않는다. 복숭아 훈제의 풍미랑 단맛이 오리랑 잘어울린다. 전통주 4. <금이산농원 복숭아와인> 신탄진에서 만든 와인으로, 복숭아와인이다. 12도 정도인데, 산뜻하고 복숭아의 달콤함과 상큼함이 입안에 퍼지는 와인이다! 요리 7. 디저트 막걸리 술빵에 커스터드와 누룩 올레소스, 누룩 초코소스, 흑미 소스를 얹은 디저트. 위에는 쿠키브레드를 얹고, 백련초 그라니따로 마치 꽃망울을 표현했다. 마치 꽃이 흐드러지게 핀 꽃나무를 표현한 것 같은 디저트는 비주얼도 맛도 너무 좋았다. 요리 8. 마무리로 헛개나무차와 참기름으로 만든 카라멜을 내줬다. 페어링 후 술취해서 가는 손님들의 모습이 안타까워 헛개나무차를 내게 됐다고 ㅋㅋㅋ 참기름 카라멜을 담은 접시는 이날 요리에 사용된 재료들의 말린 것들을 담아놨다. 챔기름의 고소름한 맛도 느끼면서 이날 먹은 음식의 재료를 다시 회상할 수 있는 플레이팅이다. 마지막으로 레스토랑에서 사용한 식재료들이 포함된 그림도 받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예상 외의 신선함을 주는 메뉴들이 가득했고, 친절하고 유쾌한 셰프님과 에빗 스탭 분들의 서비스에 즐거운 런치였다. 계절마다 메뉴가 바뀌는듯 하니, 시간을 두고 또 놀러와야겠다. instagram @yeh_rang #먹히영

에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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