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평: 임프레션 서현민셰프가 조선팰리스에서 선보이는 수준높은 프렌치. 예비 미슐랭스타 레스토랑! 축❤1900번째 리뷰❤는 2021년 마무리 차원에서 나 자신을 위한 보상 겸 다녀온 <레스토랑 알렌> 주말은 워낙 예약이 힘들어서 평일 런치에 혼자 오롯이 음식을 즐기기 위해 다녀왔다. 임프레션을 이끌었던 서현민 셰프가 주방팀, 홀팀 거의 그대로 옮겨와 오픈했다. (나중에 영수증을 보니 서현민 셰프 영어 이름이 Allen이라서 알렌인 것 같았다.) 알렌은 전통적인 오뜨 퀴진에 뿌리를 두면서 엄선된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다고. 친환경 농법을 실천하는 직영농장과 culinary art를 접목해 탄생한 미식을 고객들에게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다. ㅇ 아페리티프 - 호박티와 유자 넣은 논알코올 칵테일 ㅇ Amuse Bouche - 등푸른생선, 백다시마, 곡물칩 전갱이를 차이브랑 조물조물했다. 차이브 향이 킥으로 작용하고, 곡물 덕에 바삭한 식감이 느껴진다. - 랍스터바이트 랍스터 꼬리를 샐러리와 버무려서 제공한다. 랍스터 살이 실한데 탱글탱글 씹는맛 좋다. - 블랙트러플, 셀러리악 타르트 셀러리악 퓨레 위에 틀에 넣어 자른 셀러리악을 트러플과 버무렸다. 퓨레가 부드러우면서도 은은한 트러플 향이 돋보인다. (셀러리악이 뭔지 몰라 찾아봤는데, 우리가 먹는 셀러리는 줄기셀러리이고, 뿌리셀러리를 셀러리악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 치즈슈 그뤼에르 치즈와 레지아노 치즈로 슈. 따뜻하게 한 요리. 달큰한 슈가 아닌 치즈로 짭쪼름한 슈. 치즈가 녹아있는데 앞선 음식 맛이랑 달라서 자기주장 강하다. - 당근, 페타치즈 당근을 반건조 해서 만든 요리. 당근을 말리고 다시 당근 육수에 넣어서 조리했다고 한다. 정성이 많이 들어간게 여시히 보였는데, 쫀득쫀득한 당근 식감이 아주 맛있다. 페타치즈랑 어울리면서 한번도 맛본젓 없는 이색적인 맛과 풍미를 낸다. - 훈연 굴 파이 돼지감자필링을 아래 깔고 훈연한 굴로 만든 파이다. 은은히 훈연향이 나면서 굴 특유의 녹진녹진한 맛이 마음에 들었다. ㅇ 음료 : 알렌 시그니처 논알코올 칵테일 Jaune (Chamomile&Orange) 식사와 곁들일 음료로 골라보았다. 빛깔도 정말 예쁜데 카모마일 향이 풍부하게 올라와 코끝을 자극했다. 카모마일이 가끔 꽃이라는 걸 잊고 지내는 나에게 좋은 자극이었다. 시트러스함도 좋고. 입맛 돋운다. 임프레션에 안가봤는데, 임프레션 때 만들어내던 칵테일 중 고객 반응이 좋았던 걸로 엄선해서 알렌의 메뉴에 올렸다고 한다. ㅇ Poissons - 계절생선 펜넬 퓌메 블랑소스 대구를 24시간동안 백된장에 절여서 차콜에 구웠다. 그린올리브 찹해서 올렸고, 펜넬 곁들였다. 소스는 퓌메블랑소스. 생선 육수 사용한 크리미한 화이트소스 같다. 대구살이 부드럽고 단맛까지 느껴진다. 잘게 썬 올리브는 유즈코쇼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크리미한 소스와 대구살이 잘 어울린다. 펜넬이 식감 포인트 준다. ㅇ 브레드 - 파주 청정지역에서 재배된 유기농밀인 백강밀을 사용한 술지게미빵. 밀을 맷돌분쇄했다고 한다.버터는 팥, 세이지 허브 넣은 브라운버터. 빵 자체에서 고소한 통밀의 풍미가 난다. 겉은 바삭한데 안은 부들부들. 팥 버터 계절에 따라서 바뀐다는데 아주 재밌다. 달 거 같은데 안달고 허브풍미와 감칠맛이 느껴진다. ㅇ 파스타 - 가르가넬리 치킨소세지, 겨울호박 알렌에서 직접 만든 가르가넬리 파스타면을 사용한 버터 소스 베이스 파스타. 레지아노치즈와 브리오쉬 크럼블이 올라갔고, 게다가 매장에서 직접 삶아서 만든 치킨 소세지와 호박도 함께다. 가르가넬리가 마치 생면 파스타처럼 부드럽다. 치킨 소세지는 굉장히 고급스러운 치킨 동그랑땡 같은 맛이 난다. 살이 부드럽고 허브 등 소스랑 어울려서 풍미가 은은하다. 호박 덕에 달기도 하고, 고소하기도 하고, 짜기도 하다. 단짠단짠과 herbal한 풍미에 고기 육즙까지. 겨울인데 로컬에서 피어나는 생명력이 느껴지는 dish였다. ㅇ 클렌징 - 유자소르베. 마치 츄파춥스처럼 꽂혀있는 소르베. 상큼함이 전두엽까지 올라온다. ㅇ 메인 요리 - 돼지항정살을 초이스. 항정살을 구워 지미추리 소스를 뿌렸고, 와인에 뭉근하게 절인 적양배추, 흰콩(앤초비에 절인), 마카다미아와 애플이 함께인 메뉴다. 항정살 특유의 쫀득한 식감과 기름짐이 가득한데, 그걸 지미추리 소스가 감칠맛을 더해주고 또 사과와 마카다미아가 억제해주는 느낌이다. 적양배추도 요리라고 해도 될 정도로 고급스럽게 구워졌고 버터 풍미가 느껴진다. 항정살을 계속 먹으면 느끼할수 있는데 이걸 콩 사과 적양배추 돌아가면서 곁들여 먹어 안질리게 한다. 샐러드도 입가심 포인트다. ㅇ 디저트 - 오렌지케이크 올리브. 차이 아이스크림. 블랙올리브. 케이크 위에 슬라이스한 오렌지 자몽 올리브가 올라갔다. 오렌지랑 자몽 과육 씹는 맛도 좋으면서. 차이티가 주는 특유의 시나몬과 팔각 등 향신료 풍미가 엄청나다. 오렌지 제스트 같은 쌉싸름하면서 시트러스한 맛도 한가득. 과육들의 식감도 쫀득하다. 신선한 조합이면서도 아주 맛있었다. ㅇ 쁘띠푸르 - 새싹보리차 & 라즈베리마카롱과 흑임자캬라멜 마무리로 나온 쁘띠푸르와 tea. 여러가지 고를 수 있었는데, 요즘 핫(?)하다는 새싹보리차를 마셨다. 색깔만 보고 뭔가 녹즙같은 맛일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평범하게 수용가능한 tea 맛이었다. 쁘띠푸르도 작지만 달달하니 맛있었다. 평일 런치인데도 워낙 핫해서인건지, 연말이라 그런지 좌석이 만석이었다. 예약자 이름이 들어간 맞춤 메뉴를 올려줬는데, 이런 작은 정성이 참 감격스러웠다. 뷰는 생각보다 아쉽지만,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친절한 서비스가 참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사람이 많아지면 생각보다 대화소리가 울리는 편이라... 조용히 먹으려면 홀보다는 따로 독립된 좌석으로 요청해야하는듯 하다. 임프레션을 못가본 걸 이곳에서 만족. 다음에 기회있으면 또 오고싶은 곳이다. insta @yeh_rang #먹히영
알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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