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평: 초심을 잃지 않는 안효주 셰프가 선보이는 하이엔드 스시 오마카세의 정석! ***600번째 리뷰를 스시효에 헌사합니다*** 본격적인 스시 리뷰에 앞서 스시효에 대한 주저리와 스시가 아닌 메뉴를 내용을 적어보려고 한다. 이미 너무 유명한 곳이고 미슐랭가이드도 인정한 곳이지만, 기술하고 넘어가야겠다. ---- 스시효는 안효주 셰프님이 자신의 이름 한 글자를 따 오픈한 스시야. 요리인에게 자신의 이름을 걸고 식당을 한다는건 그만큼 요리의 퀄리티에 자신이 있다는 뜻일터. 1985년부터 약 18년간 신라호텔 아리아케에서 일식을 담당하고 일식 총주방장까지 맡으시다가 나와서 오픈했다. 미스터초밥왕 한국편에서도 소개될 정도로 한국의 미스터 초밥왕으로 유명하시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쌀만 만져봐도 쌀이나 물 상태도 아실정도로 통달하셨다고 한다. 지점은 청담본점과 그랜드앰버서더호텔점, 광화문점, 서초점(강남역) 4군데 운영중인데 안효주 셰프님은 주로 청담본점에서 직접 다치에 나서서 스시를 쥐면서 솔선수범하시는 분이다. 그 모습이 스시효의 브랜드를 상징하는듯 하다. 사장이라고 뒷선으로 빠지는게 아니라 최일선에서 계속 요리하는게 장인정신이 느껴진다. ---- 주말 런치 스시오마카세로 예약을 하고 안셰프님이 쥐어주시는 걸 먹고싶다고 부탁했더니 좋은 자리에 앉아 먹을수 있었다. 셰프님이 웃으며 맞이해주시면서 주류를 곁들이겠냐고 물어보는데, 에비스 생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망설임없이 에비스를 주문. 역시 좋은 음식에는 에비스나마가 최고 가장 먼저 나왔던 계란찜도 정말 부드럽고 안에 들은 게살 은행 등을 찾아먹는 재미도 쏠쏠. 모든 스시는 안효주 셰프님이 쥐어주셨고, 다치에 손님이 10~14명정도로 스피드 있게 메뉴가 나왔다. 하지만 개인마다 먹는 속도가 다르면 그에 맞춰서 내주시기도 한다. 모든 스시는 재료와 먹는법을 간략히 설명해주신다. 이것저것 궁금해 추가로 여쭤보니 더 자세히 설명해주셨다. 1. 광어 역시 스타트는 광어. 생선 자체가 가진 맛이 진하지 않고 담백하면서도 기름기도 적은 편이라 혀와 위장에 스시를 먹는다는 시그널을 보내기에 딱이다. 식감도 쫀득하고 밥양도 절묘. 2. 방어 뒤이어 스피드감 있게 다음 스시를 올려주셨다. 제철 방어. 역시 입에서 사르르 녹는다! 3. 능섬어 이 능섬어는 제주에서 온 녀석으로, 소금으로 간이 돼있으니 간장을 찍을 필요가 없었다. 식감이 아주 좋았고, 간장을 안찍었더니 샤리의 식감이 미세하게 느껴졌다. 샤리에 사용한 식초가 독특한거 같아 여쭤보니, 나고야에서 사케를 만들고 남은 사케카스로 만든 식초라 쌀이랑 아주 잘 어울린다고. 4. 참치뱃살 토로라 입에서 살살 녹는다. 좋은 퀄리티를 사용하는거겠지. 땡땡 언 냉동참치를 그닥 안좋아하는지라 이정도 사르르 녹는 식감이 딱 좋다. 5. 문어샤브 살아있는 문어를 샤부샤부해서 만든 스시. 위에 차조기가 올라가서 향기가 좋고 식감이 너무 탱글탱글하니 맛있었다! 질길거라는 나의 예상은 은하계 밖으로 쫓겨났다. 6. 우니 홋카이도산 우니다 정말 부드럽고 달큰하다! 우니는 지역마다 쓰기도 하고 달기도 하고 단단하기도 하고 녹기도 하는데, 이건 입에서 사르르 녹으면서 단맛이 강했다. 7. 참치아부리 역시 기름기가 오른 참치는 약간 아부리해서 먹는게 기름도 더 부드럽고 맛있다. 불향도 매력적으로 난다. 이미 소금간이 돼서 그대로 먹어도 맛있었다. 8. 전갱이 확실히 런치 때 오면 아지를 라인업에 넣는 경우가 많다. 그럼 은근 비리거나 평범한 경우가 많았는데, 역시 스시효는 전갱이도 굿!! 9. 전복 대박.... 전복 두께 보자마자 놀랐!! 완도산 찜전복인데 갓 따끈하게 쪄서 나와서 맛있었다. 두께도 엄청 두꺼운데 질기지 않고 부드러웠다! 식감도 맛도 만족감 두배♡ 10. 단새우 이럴수가 역시 나는 갑각류의 노예인가... 아마에비 아마스기... 엄청 달고 부드러워서 꼬리까지 쪽쪽 빨아서 먹었... 11. 광어지느러미 광어뱃살과 가까워서 기름진 부분. 그래서인지 아부리해서 주셨는데 쫀득하면서 불향이 솔솔 올라와서 매력적. 12. 참치등살간장절임 참치등살을 간장으로 절인 녀석. 간 안하고 그대로 먹으라고 하셨는데 짜지않고 적절하게 절임이 돼서 맛있었다. 13. 금태 제주도에서 올라온 금태. 나한테 익숙한 생선은 아니었는데, 위에 올라간 유자간장 포인트로 괜찮았다. 14. 붕장어 벌써 14피스나 먹어서 슬슬 배가 불러오는 시기였다. 이때 갓 구운 아나고 등장. 이야기하느라 조금 스피드가 느려져서 주시고 몇분 뒤에 먹었는데 ㅜㅜ 막 주셨을 때 먹어야 더 따뜻했을텐데!! 살이 포근포근하고 넘 맛있었다 ㅠㅠ 15. 가리비 이녀석도 홋카이도산. 오동통하고 신선한 가리비가 넘 달고 부드러웠다♡_♡ 입안에서 느껴지는 식감이 아름다워서 삶아서 손으로 찢어도 예쁘게 찢어질거 같은 느낌이다. 16. 참치나카오치 군함마끼! 참치 나카오치라고 하셨는데 이것도 맛있었음*_* 17. 타마고 스시효 도장 찍힌 계란말이. 달달한 스타일의 계란말이인데 부드럽고 맛있다 츠키지에서 사먹던거 생각남! 18. 소바 식사로 우동 소바 고를수 있어서 소바로. 소바면도 슴슴하니 괜찮았지만 스시의 감동에는 미치지 못했다. 19. 오이마끼 오이하고 시소 넣은 마끼다. 김이 일단 밀도가 높아 맛이 진한데다가 오이 식감과 시소 향이 굿. 20. 흑미아이스크림 안에 흑미가 진짜 씹혀서 크리스피한 식감. 위에 올라간 콩가루도 엄청 고소하고 맛있다. 선한 셰프님 인상 덕에 편하게 식사할 수 있었다. 많은 손님을 대접하느라 바쁘실텐데도 여유가 느껴졌다. 저녁은 살짝 부담이 돼 점심에 왔는데 역시 이름값이 아깝지 않은 그 이상의 만족감을 느끼고 나왔다.
스시 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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