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청풍호쪽 카페를 가보는게 목표였으나….가는 교통편이 하루 한 대란 건 자차가 아니면 방문할 생각 말란 거겠죠…지방은 뚜벅이에게 가혹합니다… 암튼 그래서 그동안 제천시내에서 눈 여겨본 곳을 둘러볼 계획으로 제천 가스트로 투어에도 포함되어있다는 관계의미학을 방문. 그래서 방문한 소감은…난 왜 이런 곳을 내버려두고 의림지쪽 카페나 돌아보고 있었을까? 부부가 운영하시면서 1층은 카페, 2층은 가정집으로 꾸며놓은 이 곳은 시간을 흘려보내기에 참 좋은 공간이다. 사장님이 직접 앨범으로 리스트업 해서 틀어주는 음악들, 군데군데 배치된 자개장, 한쪽 벽을 꽉채운 다양한 종류의 책들, 가운데 있는 마당으로 들이치는 햇빛이 하루 종일 앉아있어도 질리지 않을 듯 하다. 무엇보다 패딩조끼를 커플룩으로 껴입고 느긋하게 응대해주시는 사장님 부부께서 이런 카페 분위기 조성에 가장 크게 일조하시고 계시는 중. 남편 분과 얘기를 나누거나, 자리가 없으면 2층에서 의자를 가져와서 밖에서라도 커피를 마시는, 또는 영업이 끝날 때쯤 사과 한봉다리를 카운터에 올려 놓고 가는 단골들을 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 단골이 되면 굉장히 오는 맛이 있을 것 같은 카페다. 그와 별개로 커피는 살짝…꽤나 아쉬운편. 이 곳에선 꽤나 상위권이긴 한데 그래서 더 아쉬운 듯. 다양한 원두를 구비해 두시고 직접 로스팅도 하시는 듯 해 코스타리카 어쩌구…와 에티오피아 아리차를 맛보았다. 코스타리카는 DFW, double fully washed 임에도 불구하고 코스타리카의 깔끔한 느낌보다 잡 맛이 먼저 몸을 부풀린다는 느낌. 끝 맛이 깔끔한 것을 봐서 이 맛을 의도하신 것도 같지만 에티오피아 아리차도 조금더 화사하고 잡맛이 덜하다는 걸 빼곤 비슷한 느낌이었기 때문에 그냥 원두가 너무 오래됬거나 로스팅을 일괄적으로 때렸거나…가 아닐까. 원두들에 대한 노트도 따로 없고 개인적인 기호로 즐겨달라는 걸 보면 커피보다 공간에 집중하는 카페를 원하시는 것 같다. 아무튼 이만한 카페가 잘 없긴합니다. 괜히 가스트로투어에 포함되있는게 아니다 싶고, 영업시간(12:00-19:00) 때문에 주말 방문만 가능하지만 집 근처에 이런 곳이 있다는 행운에 감사할 따름.
관계의 미학
충북 제천시 숭문로16길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