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가려던 곳이 생각했던 방식과 다르게 나오는 것을 알고 식당을 바꾸면서 밋업까지 하게 되며 방문하게 된 슈엔. 사실 이자카야나 사케는 잘 몰라서…단골 분의 픽을 따라갔다. 조금 늦게 도착해서 좋아요랑 예만 반복해서 말하다보니 주문이 완료되어 있었다…이것이 홀릭 매직…!? 후지산모양 사케 잔도 고르고 오토시인 곤약조림에 사케를 홀짝홀짝 하다보니 나온 사시미 모둠. 이것저것 많이 나왔다. 광어, 연어, 연어알, 참치, 전복, 문어, 관자, 청어?, 단새우에 우니까지. 숙성회인 듯 혀에 부드럽게 감기는게 술안주로 제격이었다. 우니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버터리한게 꽤나 괜찮다고 느꼈다. 단새우는 조금더 컸으면 좋았을 듯. 사케는 호오비덴으로 주문. 차가울때는 좀 날카롭다는 인상이었는데, 온도가 올라가니까 살짝 단맛이 돌아서 사시미랑 잘 어울렸다. 다음으로는 야키토리?라기보단 꼬치구이 모둠. 이것도 종류가 많았다. 닭날개, 염통, 껍질, 연골?, 베이컨토마토, 베이컨버섯, 메추리알 등등. 불맛이 제대로 입혀져 있었고 적당히 구워졌다는 느낌. 다만 한번에 나와서 먹다보니 다 식어버린다는게 아쉬웠다. 후토마끼는 이곳의 베스트 픽. 사실 오마카세 외에 후토마끼를 따로 시켜 먹어본 적이 없는데 여긴 어지간한 오마카세보다 독특하고 맛있었다. 참치 연어, 크림치즈의 녹진함에 아삭한 오이채가 더해지고 먼가 절임류?의 강렬함이 입안을 가득 메우는게 예상외로 신선한 느낌이라 굉장히 맛있게 먹었다. 적당히 술을 다 마셔서 잔도 바꾸고 카제노모리라는 사케를 주문. 단골분께서 어지간한 이자카야에 가면 이걸 시키라는데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밸런스가 굉장히 좋아서 매운 음식이랑 먹으면 단 맛이, 단 음식이랑 먹으면 신맛이 부각되면서 입안의 밸런스를 잡아준다. 나중에 온도감이 올라가면 감칠맛과 향이 바디감을 한층 강화하면서 그냥 마시기에도 좋은 느낌이 된다. 사악한 가격…을 제외하면 사케의 매력을 알 것 같은 한 병. 여기만의 메뉴인 듯한 지옥 나베를 주문. 이름답게 쥐똥고추가 그릇 한가득 들어있어서 중간에 건져냈는데도 맵찔이에겐 힘들 듯한 메뉴였다. 그래도 마라맛이 섞여있는터라 건더기만 건져서 먹으면 먹을만한 편. 같이 시킨 크림치즈 모찌리도후도 큰 도움이 됐다. 크림치즈테린과 도후 중간 정도의 식감. 달달하니 여성분들이 좋아하실 듯. 대충 건져먹은 후에 대창사리를 추가하면 강렬하던 매운 맛이 순식간에 숨어버리면서 너무 느끼하지도 않은 모츠나베가 생성된다. 단골분께서 계속 말했지만 반신반의하고 있었는데 직접 경험하니까 그저 놀라울 따름. 다만 매운 맛자체가 사라진 건 아니고 기름에 씻겨나간것 뿐이니까…신기하다고 너무 퍼먹다간 다음날 화장실 붙박이 신세를 못 면할지도 모른다는 경고도 해주셨고…그것도 체험하니까 신기했었습니다…네… 마지막으론 명란 크래커. 명란은 제품일거라고 하셨는데 아이비 크래커랑 너무 잘 어울려서…먹으면서 나온 말은 자꾸자꾸 손이 가는 새우깡 같은 안주. 남은 사케를 털기 좋았다. 신사역 근처에 있는 곳 답게 가격대가 있지만 메뉴들이 기본 이상은 하는데다 매장만의 킥도 있다. 홀쭉해진 지갑쿤을 생각하면 재방문은 좀 애매하기도 한데, 그래도 신사역 이자카야를 물어보면 추천해주지 않을까싶은 곳.
슈엔
서울 서초구 나루터로15길 13 서광빌딩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