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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룬

추천해요

1년

“스시 오마카세 가격도 비싸고…예약도 어렵고…다 거기서거기 아님? 굳이 그렇게까지 가볼 이유가 있나?“ ”하지만 여기서 이안정이 등장한다면 어떨까?“ ”이!“ ”안!!“ ”정!!!“ 맛과 가격 둘다 훌륭한 스시 오마카세, 이안정을 일행분의 단골버프 받아 웃음 가득채운 즐거운 시간으로 먹어치우고 왔다. 하지만 이런 버프 없이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곳! 처음은 크림치즈 차완무시로 시작. 스타트부터 좀 무겁지 않나? 싶은데 다 먹고 돌아보니 이안정의 특색이 살아있는 좋은 시작이라고 생각된다. 다음음 전복에 게우소스. 차완무시를 진하게 낸 이유를 알려주는 후속픽. 역대급은 아니여도 거기에 준할만큼 야들야들하고 게우소스는 진하다. 백골뱅이는 살짝 산미가 감도는 것이 본격적인 코스 진입 전에 리프레쉬하기 좋다. 같이 곁들이고 있던 술은 후쿠초 생주. 생주라서 그런지 우곡 생주랑 비슷한 느낌. 은은한 단 맛에 약간 막걸리스런 질감이 있다고 해야되나…암튼 홀짝거리기 좋습니다. 아무튼 이제부턴 사시미랑 스시 스타트! 우선 삼치랑 숭어 사시미. 삼치는 세워서 줄 수 있을 정도로 두툼하게 잘라주셨는데 올려놓으니까 뭔가 바다 위 섬같은 그림 ㅋㅋ. 둘다 선어라서 혀에 착착 감긴다. 양이 부족해서 양보당한 청어김초밥. 단골분은 절대 포기 못하는 피스라고 했는데 글쎄요…양보하고 굴 튀김을 얻는 거면 남는 장사라고 보이는 맛. 초록색 미나리?가 청어와 잘 어울린다. 방어 사시미는 사진도 못참고 입속으로 직행. 겨울방어를 선어로 먹는 건 처음인데 그냥 기름진 활어보다 아숩다는 느낌? 광어로 아귀간을 싸낸 건 딱 예상한 맛. 부드럽고 진한 아귀간이 숙성된 광어의 감칠맛과 섞여가는 재미가 있다. 참돔 스시는 입에서 부드럽게 무너지며 녹아내렸다. 느낌을 따로 기록해둘 정도였으니 더 이상의 수식어는 naver… 방어스시가 사시미보다 낫다고 느꼈다. 활어는 이렇게 해서 먹기 힘들테고 샤리의 초가 방어 네타랑 어우러져서 시너지가 난다. 아까미 사시미는 그동안 먹어본 아까미 중 제일 맛있었다! 그래도 아까미라는 느낌 ㅎ. 오뎅탕은 꽤 매운 맛이 올라왔다. 오뎅말고도 곤약, 무, 비엔나등이 들어있었는데 일본 만화에서 가끔 나오는 오뎅 포장마차? 에서 왜 무같은 조연들을 돈받고 파는지를 이해시키는 맛이었다. 이거로만도 소주 한 병은 마실 수 있는 듯한데 후속코스가 너무 슉슉 나와서 후륵 먹어버려야 했다는게 아쉬웠다. 아마 이쯤에서 두번째 사케를 시작했었던 듯 싶은데…우마카라 만사쿠는 한번 걸러내서 만든 술이라고 한다. 첫 병과는 다르게 아주 날카롭고 차가운 느낌. 너무 깔끔한 느낌이라 내 취향은 아니었지만 맛있게 마시긴 했습니다. 숭어스시는 사시미보다 두툼해서 입안이 꽉차는 느낌. 사시미는 보통 소금에 먹고 스시는 위에 발라주시는 간장으로 먹는데 확실히 나는 간장파인 듯 하다. 고등어봉초밥은 뭔가 지금까지 봐온 것들보다 원물의 모양이 살아있게 말려져있다는 느낌? 무난하다고 생각했지만 먹고나서 꼬다리 먹을 사람~?이란 사장님 물음에는 바로 손을 번쩍 들었다. 아까미 스시는 무난무난쓰. 자연산이라고 강조하신 엔가와는 토치질을 해서 주셨다. 광어는 자연산 양식산 구분하는게 의미는 없다고 보지만 자연산이기에 맛볼 수 있는, 압도적 크기의 엔가와를 먹어보는 것도 처음이고 불질 해놓은 것도 처음이고…여러모로 귀중한 경험이었던 코스. 대망의 굴 튀김!! 상당히 진한 빛깔의 굴튀김은 근래 먹었던 일식튀김과도 또 다르게 기본에 충실하다. 너무 두껍지도 않게 바삭바삭하고 안쪽 굴향도 잘 살아있다. 튀김을 무너지지 않게 조심조심 쌓아올리는 사장님의 노력을 헛되이 하지 않으려 덩달아 신중하게 젓가락질했다 ㅋㅋ 금태에 아귀간까지 올려서 김초밥한건 과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서로의 기름진 맛이 다른 영역이라 나쁘지 않았던 느낌. 우니가 버터리하다면 금태는 생선의 기름짐? 하지만 소신발언 : 금태 맛은 아직 잘 모르겠음~ 이라서 사실 잘 몰?루겠소요. 학꽁치도 꽁치의 기름짐이 잘 살아있었지 싶다. 슬슬 취기가 돌았던지 이 이후부터는 좀 감상이 부정확할 수 있음에 유의해주세요. 애초에 코스가 너무 긴 탓이 아닐까…!! 단새우 우니초밥. 항상 같이 나오는 짝꿍이지만 굳이 왜 그러는지는 잘 모르겠는 조합. 서로 식감과 맛이 잘 어울린다고 다들 생각한다는 건데…또 따로따로 먹는다고 하면 애매할 것 같기도 해서 일단 이게 맞는거라고 생각하련다. 청어초밥은 살짝 초를 했었던가…아니던가… 먹어본 청어 중에 제일 부드러웠단건만 기억한다. 관자는 토치질같은 것 없이 그냥 내주시는게 일반적으로 보기 힘든 모습. 먹어본 것 중 제일 부드러웠다2. 괜히 생물로 내주신게 아닌듯하다. 삼치스시는 역시 사시미보다 맛있었다. 비슷한 두께지만 한번 칼집을 내주셔서 더 부드럽게 먹었던 듯. 장어는 생강을 얹고 김에 싸서 주셨는데 장어자체가 압도적이진 않아서 좋은 방향으로 우회하신 듯. 미니 카이센동은 비벼서 김에 싸먹는 방식. 꽤나 간이 세게 되어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먹는 방법에 대해 한번 알려주셨으면 좋았을테지만 그땐 이미 그런건 별 상관없는 분위기였다 ㅎ 솥밥과 삼치조림으로 마무리! 스탠다드한 일식조림. 미림의 감칠맛이 진하게 밀려온다. 일행분이 배부르다고 남기시길래 제가 흡입해드렸습니다. 마지막으로 나온 딸기와 오렌지로 입가심까지하고나서야 이 길고 긴 코스가 끝났다. 적으면서 생각한건데 진짜 많이 주셨고 많이 먹었다. 솥밥을 남기신 일행분을 이제야서 이해할 수 있었다…. 이 가격에 이렇게 주시는게 맞나 싶고, 중복되는 느낌이 있더라도 최대한 생선들의 가성비를 살려 사시미와 스시 2가지로 즐기게해주셨던 사장님의 땀과 노력이 보이는 코스들이었다. 2월부터는 가격이 삼천원 오른다고 미안해하시던데 아뇨 왜 미안해하세요…. 이걸 먹으면서 술을 더 못시키는 우리가 죄송한거지… 이러면서 사장님이 마시다 남겨놓으신 보틀을 다 털었다. 단골분 이렇게 매장 다니는 거 맞나요? 스시야를 많이 다녀보진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완성도가 높았다고 생각되는 샤리의 쥠상태도 인상적. 보통 입 안에서 잘 풀리면 형태가 무너지기 쉽고, 좀 잘 집힌다 싶으면 너무 단단하다 느낌이 있는데 여기는 형태가 입에 들어가기 전까지 단단하게 잡혀있다가 혀 위에서 슈륵하고 풀어진다. 이또한 사장님이 연구하면서 이뤄낸 성과라니 감탄할 수 밖에. 한번 방문한 사람은 무조건 다음 예약을 잡고 오게되는 곳이기 때문에….앞으로 예약이 더 어려워지기 전에 반드시 다녀오시라고 얘기하고 싶은 곳.

이안정

서울 마포구 독막로15길 3-3 2층 10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