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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룬
추천해요
1년

근처 카페를 들렸다 국밥러버 분의 발굴 of the year를 함께하게 된 일미식당. 먹으면서 여긴 소주가 무제한으로 들어가겠는걸! 싶어서 그 후로 계속 술약속을 이쪽으로 잡아보았으나…영 순탄치가 않다. 처음 방문하시는 분들이라면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콧쌀을 찌푸리게 만들 돼지냄새가 진동한다. 사실 그 수준을 넘어서 경천동지한다 정도가 더 어울릴지도. 입구와 홀 사이에 육수를 끓이는 주방이 있기 때문이 더 강렬하게 다가오는 것도 있다. 인원이 좀 된다 싶으면 모듬수육에 술국, 아니면 그냥 국밥만 시켜도 훌륭한 술안주. 국밥은 내장국밥과 따로국밥으로 나눠져 있는데, 큰 차이는 없고 그냥 밥과 따로 주셔서 국밥 양이 좀 더 많다는 정도. 술국은 보통 청양을 썰어넣어서 상당히 매운 편. 매운 걸 못 드시는 분이라면 미리 말씀해서 빼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이름은 술국이긴한데 잡내를 싹다 날려낸 깔끔하고 진한 국물이기 때문에 술보단 밥 말아먹기 딱 좋은 느낌이다. 물론 소주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다 ㅋㅋ 먹다보면 국물 리필도 해주시니까 그냥 밤새 술안주할 수 있는 메뉴…. 모듬 수육은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대창, 새끼보 등을 듬뿍 얹어 주시기에 계속 이곳을 찾게 되는 것 같다. 부속마다 개성이 확실하면서 쫄깃하고 기름지고…. 좀 빠르게 식는다는 느낌이 있지만 요청하시면 다시 데워주시고, 적당히 먹다 술국에 넣어서 같이 끓여먹는다는 선택지도 있다. 시장 식당답게 시설이 영 좋지는 않다. 등받이도 없는 의자랑 나가서 빙 돌아 들어가야하는 냄새나고 좁은 화장실. 하지만 그걸 만회하고 남을 사장님의 친절함이 있다. 냉장고에서 알아서 술 꺼내 마시고 나중에 계산할 때 말할 수 있는 시장 갬성을 느껴볼만한 곳. 조만간 이 근처에서 다시 약속 잡아봐야지….

일미식당

서울 동대문구 왕산로37길 6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