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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룬

추천해요

1년

그(녀)의 곁에서 잔 헤는 밤…. 옛적의 좋은 기억들로 남아있는 그곁. 추억은 묵혀두더라도 가끔은 환기해줘야 썩지 않는거라고 생각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후속 리뷰를 해주시는 분들이 잘 없어서…이 좋은 매장을 왜? 안가는 것인가에 대해 궁리하다 제가 재방문하면 된다는 결론에 다다르었습니다. 1. 잔 하나에 추억과 처음 들어가니 예전 그대로 기본 안주인 궁채나물을 깔아주신다. 그때는 콩가루를 뿌린 걸로 생각했는데 다시 먹어보니 깨가루가 맞는 듯. 웰컴 드링크도 여전하다. 그때는 귤피를 활용한 약주, 니모메였다면 이번엔 단감으로 만든 와인인 단감명작. 상당한 산미를 지닌 감의 향이 입안에서 은은히 감돈다. 거기에 궁채나물은 꼬득꼬득, 추억은 방울방울. 2. 잔 하나에 사랑과 주류 메뉴판이 사라지고 사장님 추천제로 바뀌었다. 메뉴를 결정하면 탁주, 약주, 청주, 증류주 중 선호하는 주종을 물어보시고 카테고리에서 잘 맞는 술을 서너가지 추천해주신다. 100여종을 가게에 들여놓으신데다 추천 품목을 바 위에 깔아놓고 척척 설명해주시는 게 사장님의 전통주를 향한 진심이 느껴지는 부분. 그래서 주문한 술은 진맥소주! 예전에 맛본 적 있는데 깔끔한 증류식 소주 맛 밑에서 슬며시 피어오르는 밀의 향이 여전히 매력적이다. 여기에 새로운 플레이팅으로 더 멋진 자태를 뽐내는 육회를 한 입하면 이 페어링이야말로 THE LOVE…. 3. 잔 하나에 쓸쓸함과 반면에 그대로라 아쉬운 점들도 있기마련. 실질적 1인 매장이시고 좌석은 항상 거의 다 차있기 때문에, 그리고 한분 한분 응대를 꼼꼼히 하시다보니 서비스가 상당히 느린 편. 음식이 나오고 나서 바로 다음 걸 주문해놔야지 공백이 없다. 그리고 예전에는 좀 떠들썩하고 다같이 마시면서 웃었던 분위기였던거 같은데 이번엔 어쩐지 좀 엄숙한 느낌. 기대한 거랑 달라서 먼가 쓸쓸하다.체류시간이 적어서이겠지만 중간중간 주시는 잔술들도 적어진거 같고…옆에서 왜 주문이 안 나오냐고 짜증부리시는 손님 목소리를 듣자면 어쩐지 씁쓸한 기분. 4. 잔 하나에 동경과 그럼에도 계속해서 발전을 거듭해나가는 메뉴들을 보면 사장님에 대한 존경심을 감출 수가 없다. 상술한, 더 예뻐지고 먹기 편해진, 육회의 바뀐 플레이팅 뿐만 아니라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던 돼지갈비를 브라이닝 방법을 바꾸시면서 소스에서 크림을 빼고, 곁들이는 절임도 다르게 해 완성도를 끌어올리셨다. 그냥 다른 요리로 재탄생시키신거라고 봐도 될 듯. 그리고 1년도 더 된 방문자의 이슈를 기억해주신다는게 넘나 감동이었다…솔직히 잘 해결되서 그냥 해프닝으로 넘어갈만한 문제였기에 더더욱. 사장님의 서비스 마인드…리스펙!! 5. 잔 하나에 시와 고기고기하게 먹었으니 후식으론 탄수화물. 수구레 막국수와 어울린다고 추천받은 마주를 주문. 한산소곡주의 일종으로 전반적으로 단맛이 있지만, 너무 끈적하지 않고 청량한 시원함이 있다. 수구레 막국수는 예전에 모든 분들의 엄지를 치켜올리게 만든 클라스 그대로. 아니, 매운 맛이 첨가되서 오히려 밸런스가 더 좋아졌다. 마주 한잔에 카펠리니 한 젓가락으로 선주후면. 저절로 어깨가 들썩이며 노래를 흥얼거리게 된다. 이것이 바로 풍류? 옛 선비들도 이렇게 맛난 음식과 술을 즐기며 시조를 읆었으리라…. 6. 잔 하나에….. 매우 성공적인 재방문이었다. 시간과 지갑만 여유가 있다면 아침이 올때까지, 내일 밤이 다할 때까지 술 잔을 헤아리고 싶은 곳. 부족한 필력으로 이곳의 매력을 반의 반도 전달하지 못하는 부끄러운 리뷰를 쓰게 만드는 곳. 인연이 다시 온다면 또 어떤 점들이 바뀌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 곳. 당신의 곁에 봄을 불러와줄 전통주바, 그.곁.

그곁

서울 송파구 오금로18길 14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