밋업으로 방문한 까까를로. 남겨진 리뷰들을 보면 꽤 괜찮다 싶다가도, 성수동에 위치한 뇨끼, 생면 파스타 집이라고 하니 선글라스 안끼고 보기가 어려워서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스탠스로 가보게 된 곳. 그래서 오히려 객관적인 시선으로 맛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1인 1메뉴는 필수 주문이고, 주류 주문을 하지 않을 경우 체류시간이 한시간 반으로 제한 된다. 이건 또 새로운 방식의 주필 요구라서 신기했다. 처음 나온 음식은 시즌 한정 메뉴인 바르바비에톨라 뇨끼. 비트로 만든 퓨레가 베이스라는데 색깔도 보라빛깔에 적당히 산뜻하면서 크리미한 맛이 매우 깔끔했다. 뇨끼도 쫀뜩하면서 부드러웠지만 포슬포슬하거나 감자 느낌은 없어서…아무래도 소스쪽이 인상깊다. 중간중간 씹히는 비트 과육이나 견과류들도 식감을 다채롭게 해주고 한정 메뉴다운 완성도. 계속해서 카치오 페페, 포모도르, 카사레치아 명란 오일이 서빙되었다. 어쩌다보니 다 숏파스타로만 시키게 되었는데 그래서 나눠먹기는 좋았던 편. 카치오페페는 레몬즙을 직접 짜서 뿌린 뒤 먹으라고 안내해주셨다. 보통 바로 뿌려서 먹는 경우 레몬 향이나 맛이 튀는 경우가 잦은데, 이번에는 크림의 묵직함을 중화시키는 산미의 역할로 잘 스며들었다. 진한 맛을 좋아하기에 가장 맘에 들었던 메뉴. 포모도르는 모자렐라와 바질 페스토를 추가함으로서 차별화를 꾀했다. 뭐 그 외에는 그냥 평범하게 맛있는 토마토 파스타. 카치오 페페와 함께 생면 파스타라고 해서 주문했는데 건면과 식감에서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애초에 생면을 많이 먹어보지도 않아서 잘은 모르지만 여기 생면 쓰는 거 맞나…? 카사레치아 명란 오일은 잘게 잘라진 그린빈스가 맛있었다. 명란 맛은 크게 나지 않는 편. 약간 돌돌 말린 듯한 파스타 면인데 이건 오일말고 크림에 어울리지 않을까싶은…전반적으로 무난하다. 먹다보니 모자랄 듯 해서 리뷰에서 고평가가 많았던 체드로 감베리를 추가 주문. 이건 롱파스타였는데, 유자소금의 향과 맛이 강렬하면서도 너무 튀지않아서 다들 언급하신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중간중간 보이는 케이퍼도 은은한 산미에 역할을 해주는 듯. 다만 새우가 잘게 잘려서 들어가있는 터라 너무 익어있었단 느낌이 있었다. 곁들일 음료로는 람빅 블랑쉐를 주문. 밀맥주랑 람빅을 블렌딩 했다는데 그래서 람빅의 개성은 많이 죽고 마시기 쉬운 편이다. 무난한 파스타들과 곁들이기 좋은 무난한 산미. 전체적으로 메뉴들이 산미를 잘 활용했고 깔끔하다.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부분이었지만, 들어가는 부재료들도 다 조사놔서(?) 먹기도 편하다는 장점으로 볼 수 있을지도. 공간도 좋다. 분위기도 어둑어둑하고 테이블 간격도 널찍하고…이 모든 요소들이 이 곳이 소개팅하기에 굉장히 적합함을 말해주고 있달까. 예약도 가능한 점까지 완벽하다. 데이트하기도 좋을 것 같은 깔끔한 레스토랑. 호평 받았던 식전빵을 따로 주문해야되는지 몰라서 못 먹어봤기 때문에 한 번 정도는 더 방문해보고 싶다.
까까를로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8길 21 1.5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