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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룬
추천해요
1년

요새 너무 예전에 갔던 곳만 쓰다보니 기억도 안나고 감흥도 없고… 그래서 최근 식당 중 가장 인상깊은 곳부터 적어볼까해서 쓰는 리뷰. 아버지의 즉흥적 발표로 가게된 가족여행 제주도인지라 아무래도 방문할 수 있는 식당들이 제한 되는 편이었지만 나름대로 최대한 궁금했던 식당들을 방문해봤다. 그 중 가족들도 원픽으로 뽑았던 곳이 여기, 천짓골식당. 평일이었던지라 다행이 흑돼지가 있어서 우선 그걸로 주문. 이것저것 기본찬을 깔아주시는데 계란찜이 아주 탱글탱글하면서도 부드러운게 일반적인 한식 계란찜과 달라서 자꾸만 손이 갔달까. 멜젓 양파 무침은 하나 집어서 입안에 넣는 순간 서울의 멜젓들은 다 가ㅉ…아니 많이 순화 시켰다는 것을 알려주는 강렬한 향으로 혀를 뒤덮었다. 한세월 기다리니 도마 위에 고기를 얹어 주셨다. 리뷰에서 보던 대로 카리스마 여사장님이 고기를 썰어주시면서 이것저것 설명도 해주시고 반찬들도 보충해주시는 등 마에스트로처럼 식탁을 조율하신다. 고기가 마냥 부드러운 것도 아니고 탄력이 꽤 있는데 두부마냥 잘려나가는게 칼 관리를 아주 잘하신 듯. 솔직히 탐났다. 그렇게 오래 기다려 입에 넣은 돔베고기는…기다린 시간을 충분히 보상해주는 맛이었다!! 수육을 꽤나 삶아본 입장에서 이정도로 부드러움과 쫄깃함 사이에서 밸런스 잡기도, 그러면서도 느끼하지 않게 육즙을 충분히 보존하기도 쉽지 않은데 지금까지 먹어본 물에 빠졌던 고기 중 가장 완벽했다. 시시포스가 바위를 정상에 올리는데 성공했다는 느낌이라고 해야되나…김치나 멜젓등과도 잘 어울려서 둘다 순식간에 동나버렸다. 나중에는 사장님이 멜젓을 그대로 내주시기도 할 정도였으니 ㅋㅋ 흑돼지 먹고 백돼지도 궁금해져서 주문. 흑돼지보다 쫄깃함이 조금 떨어지는 느낌이긴 한데 가격 차이만큼이냐면 흠… 그래도 제주도 왔는데 흑돼지는 먹어봐야겠다 싶은 여행객 플렉스 고려하면 괜찮을 듯. 사이드로 주신 몸국은 수육 삶은 물을 활용한 느낌. 다른 곳에서 먹은 건 좀 맑은 느낌이었는데 이곳은 꽤나 묵직하고 혀에 쩍쩍 달라붙는 느낌. 밥 말아 먹기 좋다. 왠지 한라산 등산하고 와서 회식하기 좋은 식당이란 느낌이 드는 곳. 꼭 등반이 아니더라도 일정 중에 이쪽으로 이동하는 스케쥴을 끼워넣어야 할 이유가 되어줄 식당이다.

천짓골

제주 서귀포시 중앙로41번길 4 천짓골식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