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에서 열기
타룬

추천해요

9개월

서당개도 삼년이면 풍월을 읆는데, 나름 카페를 돌아다녀도 아직 원두나 노트를 잘 모르는 일자무식자가 여기 있습니다… 그래도 사장님의 개성을 맛볼 수 있는 카페가 좋다…라는 나름의 취향은 확고해진 편. 간만에 마음에 드는 곳을 발견해 월간 순회 리스트에 업데이트했습니다. 명동성당 입구에서 오르막 방향으로 가다보면 나오는 계단을 살짝 오르면 나오는 조그마한 카페, 로투스. 개인이 운영하는 드립 전문점은 보통 남자 사장님이어서 여성분이 계시는 걸 보고 살짝 당황. 이런 편견을 실토했더니 진짜 사장님은 멕시코 coe를 가셨다길래 다음에 와봤더니 그분도 여성분이셨다. 이 무슨 더블트랩. 그래도 약간은 색안경을 벗었다. 아무튼 이 사장님 걸크러쉬가 대단하다! 아무나 소화하기 힘든 양갈래 머리에 멕시코 전통복장 같은 화려함을 걸치고 복잡다종한 맛이 나는 인도네시아 원두를 슬쩍 맛보여준 다음 이건 우리 가게랑은 안맞으니까~하며 치워버리신다. 커피노트 강의를 화이트보드에 빽빽히 적어가며 했지만 그런건 크게 상관 없다는 직원에게 너털 웃음을 터트리고, 커피 팔아서 부자되기는 글렀다면서도 안맞는 손님이 오신 듯하니 위쪽에 디저트 파는 큰 카페가 있다고 단호하게 내치는 사람이라니. 그런 그녀의 지하철 컬렉션이 될 수 있어 영광입니다. 그래서 이곳의 물컵은 클라우드 맥주잔이고, 아이스로 주문하면 샴페인잔에 담아주신다. 드립도 준수하지만 티로 가향시킨 우유 폼에 카카오닙스를 얹어내는 라떼가 이곳의 시그니처가 아닐까. 디저트를 가져와 먹을 수 있는 건 근처 스승님의 가게를 닮았다.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과 근처 요식업자들의 사랑방같은 소박한 공간. 오늘도 방문 예정. p.s. 요즘은 4주년이라 옛날 메뉴들을 리뉴얼해 팔고 있으니 꼭 한번 가보시길 바랍니다.

로투스

서울 중구 삼일대로9길 6 10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