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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룬

추천해요

9개월

소고기…좋아하지만 한국이나 일본식 얇은 구이보다 스테이크같은 두께감을 좋아한다…라고 생각했던 적이 저에게도 있었습니다. 그런 편견을 단번에 치유해준 곳이 바로 여기 태성식당 되시겠다. 갈때는 지하철 두번 갈아타면서 안그래도 요즘 빠듯한 데 이 시간 돈 투자하면서 먹으러 가는 거 맞나? 싶었는데 맞는 선택이였구연… 아무튼 예약해놔서 2층으로 올라갔더니 옛날 가정집 철문같은게 떡하니…먼저 오신 스윗한 일행분께서 언질을 주지 않으셨다면 차마 들어갈 엄두를 못냈을 듯. 올라가니 기본 상차림은 다 되어 있었다. 소금, 마늘과 고추, 생파채, 무생채무침, 동치미 등등. 다들 기름진 고기와 잘 어울리도록 매운 맛이 은은히 감도는게 좋았다. 특히나 파채는 왜 양념이 없지 싶었는데 이게 또 소고기에 곁들이니 기가 막히더라… 생마늘과 참기름에 담긴 마늘을 따로 내주시는 것도 세심. 일단 우설과 등심,안창,살치,치마살을 종류대로 주문. 안창살치치마살이 묶여있긴 한데 한 부위씩만 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화로형식의 숯불을 가져다 주셨는데 이미 불질을 다해 시뻘겋게 달아오른 백탄과 그물망 형식의 불판을 보며 이 집은 제대로구나!를 다시 한번 느꼈다. 이윽고 나온 고기는 너무 영롱해서…윤기가 좌르르 흐르고 녹진한 촉촉함이 눈으로도 느껴졌다. 바로 고기 올리기전에…서비스로 주신 차돌 한점. 우산겹따위가 아니라 진짜 차돌은 얇아서 굽기가 어려웠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혀에서 기름지게 녹아내린다. 그리고 방문의 본목적인 우설! 혀에 닿으면 통 하고 튀어오르는, 부드러움과 쫄깃함이 공존하는 모순적 맛. 매혹적이다. 좀 얇지 않았나 싶었는데 예전에 먹은 두꺼운 우설보다 나은걸. 이 것만 또 추가해 먹었다. 그 다음으론 등심. 말캉한 육질을 어금니로 지그시 누르면 뿜어져 나오는 육즙…미쳤다. 바로 쐬주 한잔 넣어주어야 한다. 안창살치치마는 뭐가 뭔지도 구분되지 않는다. 할 필요도 없다. 바로 불판에 올려서 입에 넣기 바빴다. 신나게 먹고 다른 메뉴도 궁금해져 시켜본 우설수육, 그냥수육, 설렁탕, 된장찌개. 우설 구이가 통통 튀는 맛이라면 수육은 부드럽게 입안을 가득 메우는 맛. 둘다 나름의 맛이 있지만 아무래도 구이쪽이 좀더 손이 간다. 수육을 따로 보온해줄만한게 없어서 빠르게 식어버리면 맛이 많이 덜해지는 것도 있고. 빠르게 먹어야 할듯. 그냥 수육은 약간 도가니 부위? 쫄깃하면서 혀에 척척 달라붙으니 완벽한 소주 안주. 이것도 식으니 좀 딱딱했다. 설렁탕은 소면이 말아져 나왔다. 슬슬 취해서 잘 기억이 안난다. 깔끔하고…설렁탕 맛. 된찌는 만원이나 했는데 나온 걸 보니 고기랑 야채랑 잔뜩 들어있고 그 가격 받을만 했다. 진해서 막잔 걸치기 좋았다. 터덜터덜 1층으로 내려와 계산하려하니 백발의 사장님께서 퉁명스럽게 내역을 확인시켜주고는 옆 자리 손님들과 어쨌다저쨌다 한바탕 속사포로 쏟아내신다. 묘한 츤츤거림이 느껴져 웃으며 다시 오겠다 말씀드리니 지으시는 함박미소. 꼭 다시 와야지.

태성사골탕

서울 성북구 화랑로33길 38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