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람들의 칭찬을 보고 한달음에 달려간 카페네이. 한국에서 사이폰 커피를 마셔보기는 쉽지 않은 일이고, 거기에 두가지 그라인더로 즐겨볼 수도 있다니 흔치 않은 기회. 들어가서 바좌석에 앉아 말씀드리니 놀라워하시며 해주시겠다고. 원래는 사이폰으로 내리는 무산소는 어떨까 해서 주문해봤지만 원두가 좀 맛이 간 상태(…)라고 하시며 비슷한 다른 원두, 볼리비아 자바 내추럴을 추천해주셨다. 사이폰으로 커피를 내리면서도 이것저것 설명해주셨는데 커피가 올라와있는 시간이 중요하다던가, 원두에 따라 스푸닝하는 스푼도 다르게 한다던가, 아이스가 끝까지 맛을 균일하게 유지하기는 좋다는 점 등등… 사장님이 말씀하시는 걸 좋아해서 재밌게 들었다. 다만 발음이 좀 새시는 편이라…집중해서 들어야 한다. 그렇게 두가지 그라인더를 사용해서 내려주신 커피를 맛보니 확실히 디팅쪽이 좀더 맛의 밀도가 높다는 느낌. 산미나 향이 혀를 압박할 정도로 채워나간다. 반대로 말코닉은 확실히 좀 더 편안하게 마실 수 있었다. 약간 느슨하게 뽑아낸 느낌…? 적당히 내려낸 드립같기도 하고 흠. 다른 리뷰에서 언급하신 것처럼 디팅은 드립을 즐기는 사람에게, 말코닉은 초심자에게 맞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라인더에 따라 이렇게 맛이 바뀐다는 것도 신기방기. 그 외에도 사장님이 새로 들어오신 원두를 시험해보신다고 두어가지를 더 내려주시고 마지막엔 서비스로 말차까지 내주셔서 한 3일치 카페인은 몰아 먹은 느낌. 재밌는 경험이었고 사장님이 일본에서 수련하셔서 디저트에도 해박하신 듯한데 다음에 그쪽도 도전해봐야겠다.
카페 네이
서울 마포구 망원로 69 1층 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