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와갬성이적절히만났다 #손님도신구조화 #어떤아인슈패너는죠리퐁같아 점심은 건너뛰고 멋진 카페 찾아 나선 을지로. 뇌에 쏙 박히는 가게명 을지로빈 계단 앞에서 서성이니 확고한 걸음으로 들어가시는 나이지긋한 단골손님으로 추정되는 어른을 따라 쫄랑쫄랑 올라왔습니다. 바람에 살짝 흔들리는 얇은 흰커튼을 보면 새천년 열릴때쯤 한반도를 강타한 영화 <러브레터>의 도서관이 떠오른단 말이죠. 딱 그즈음 2000년 초입의 일본카페 감성으로 꾸며져 있어요. 뒤가 툭 튀어나온 테레비 -아쉽게도 금성이 아니라 소니네요- 레코드 플레이어와 타자기 사이에 맥컴퓨터, 곳곳에 놓인 스테인드글라스의 스탠드 곳곳에 놓인 큰 식물들 인테리어 감각이 적절하게 충만한 곳입니다. 타르트와 바스크 스타일의 치즈케이크 등 묵직한 디저트류가 다양한 편이에요. 절 이끌게 한 아인슈패너는 베이스인 커피도, 위의 크림도 묽습니다. 진하지 않은 아인슈패너를 커피와 크림까지 빨대로 긴한입에 들이키면 원두의 구수함과 크림의 유지방이 섞여 우유에 탄 죠리퐁 맛이 납니다. 옅은 맛에 살짝 당황했지만 위장병이 도진 저에게는 딱 알맞은 농도였어요. 공간도 좋고 음악도 좋고 착석한 테이블에 가져다주는 서비스도 좋고 저는 이 분위기를 즐기러 또 가고 싶습니다.
을지빈
서울 중구 을지로14길 21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