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과 힐링 그리고 관계(feat, 유교걸 폐업)’ 몇 달 전 예랑님이 올리신 리뷰를 정확히 3번 정독한 ex유교걸(4월 바프를 계기로 폐업)은 여기를 언제, 누구와 가야 할까 눈치를 보다 10년 지기와 드디어 다녀왔다. 남부터미널 근처 메가스터디 정반대 편 건물 3층에 위치. 계단을 올라가 보니 문 앞에 sex&steak간판이 보여 잘 찾아왔네?싶더라(마음 한켠엔 눈이 동그래진 채 껌뻑거리는 본인이 있었음 여긴 어디 나는 누구).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거울과 넓은 공간에 작은 소품부터 의자까지 감각적이지만 단 한 가지를 관통하는 듯한 인테리어. 둘러보는 본인에게 “어디 앉고 싶으세요?”라고 질문해 주셔서 참 감사했다. 런치는 단품 주문 가능/ 디너는 코스요리 중 선택. 본인과 일행은 white lie pairing 코스로 화이트 와인 페어링 2잔(2인이니 각 한 잔씩)이 준비된다. 코스 이름부터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던... 가장 기억나는 메뉴는 아무래도 ‘better than sex’ 한 입 먹고 나니 이거 당근이라고 말씀 안 해주셨음 몰랐겠다는 느낌. 식감, 맛 모두 당근 맛이 거의 안 나서 놀랐던. 먹으면서 대표님과 간간이 재밌는 수다를 떨 수 있었는데 베럴댄 섹스라는 메뉴는 처음부터 이 이름이 아니었다고 한다. 어느 날 방문한 손님이 이 메뉴를 먹고 “내가 어제 한 섹스보다 더 좋아!”라고 말해서 그 말을 따 베럴 댄 섹스가 되었다는 재밌는(?)에피소드... :) 첫 디쉬인 ‘aubergine’s playground’는 예뻐서 보기 좋았고 ‘freshly baked marshmallow levain cookie’는 궁합이 좋은 와인이 신의 한수. ‘Mushroom’s’ 피자는 본인에겐 딱히 흥미 없었다. 사실 본인 취향은 컨벤셔널이지만 내추럴 와인에 대해 설명하며 즐거워하시는 대표님 모습에 덩달아 즐겁게 마셨던 기억. 덕분에 페어링을 4잔이나 해서 바틀을 마신 가격이 나왔지만 그런 본인에게 또 좋은 내추럴 와인을 내어준 대표님께 이렇게나마 감사 인사를... :) 비건이 아닌 본인과 일행이 여기 비건 맞아?라고 함께 외칠 정도로 맛있었던, 비건은 풀떼기다!라는 편견을 깨준 천년식향. 감각적인 공간과 친절한 대표님 덕분에 더 좋은 기억으로 남은 듯. 아, 레스토랑 위에는 식당은 아니고 은밀하지만 꼭 필요한 공간이 있다 하셨음. 꿀팁)일요일 저녁에 오면, 가장 화려한 와인 라인업을 즐길 수 있습니다 - 에피소드 듣다가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감이 안 왔음
천년식향
서울 서초구 효령로 316-1 서초동 빌딩 3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