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육회를 팔고 주물럭도 잘하는 정육 식당> 돼지 육회라고 들어보았는가. 예전만큼 돼지고기를 바싹 익히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국내에서 어느 정도 자리 잡았을지 몰라도 돼지 육회는 여전히 생소할뿐더러 호기심을 부른다. 보통 품질의 돼지고기로는 엄두조차 낼 수 없고 빨리 소비되어야 하니 서울에선 먹기 어려운 현실이다. 하지만 도축장 인근의 일부 지방에선 종종 맛볼 수 있어 양평까지 오게 됐다. 양평에서도 막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는 메뉴는 아니고 사실상 이 정육 식당이 유일하다. 세상 평화로운 시골 동네 한 구석에 자리하고 있는 정육 식당으로 약 45년 업력을 갖고 있다. 오는 과정보다 더 험난했던 건 돼지 육회를 먹을 수 있을지 없을지 하는 불확실성이었다. 여름철엔 확실히 맛볼 수 없고 선도가 좋지 않은 날도 팔지 않는데 이날은 운 좋게 가능했다. 정육 식당이니 고기류가 몇 개 있지만 돼지 육회 1인분과 또다른 시그니처로 거론되는 돼지 주물럭 2인분을 주문했다. 바로 반찬 몇 가지가 적당히 깔렸고 대체로 간간하니 무난했다. 주물럭은 가운데가 움푹 파인 무쇠 불판 위 고추장 양념에 빨갛게 버무린 앞다리살이 담겨 나와 직접 구워 먹는 방식이다. 불이 켜지면 금방 타기 때문에 계속 뒤집으며 구워야 한다. 이 과정에서 불향이 고기에 확 스며들지만 불 조절을 잘못해 중간에 불판을 한 번 교체했다. 고기는 직접 잘라야 하고 탄력 있게 가위질이 드는 느낌이어서 원육의 신선함이 와닿았다. 주물럭이 다 익고 이어 돼지 육회도 나왔는데 이것 역시 굽기 전 주물럭처럼 고추장 양념에 버무린 스타일이었다. 부위는 지방이 적은 안심으로 당근, 오이, 배 등이 함께 섞였었다. 막 돼지다 싶은 향이나 맛은 의외로 약했고 소 육회보다 부드럽고 양념도 의외로 강하지 않고 시원시원했다. 구워 먹어도 되지만 산뜻한 식감이 사라질까 봐 그럴 필요를 못 느꼈다. 주물럭 이야기로 돌아오면 고춧가루의 터프함이 은근히 묻어나는 양념이 앞다리살의 쫀득한 비계와 탄력 있는 살코기에 제대로 입혀졌었다. 국물이 없음에도 마른 느낌이 아니었다. 직화구이처럼 불향을 확 입히되 고기 자체에 담겨 있는 기름기와 수분감이 양념에 촉촉하게 잠겨 있어 먹는 내내 윤기가 돌았다. 단짠보다 감칠맛이 좋아 밥과도 무척 잘 어울렀다. 볶음밥은 또 다른 차원의 것으로 환상적인 마무리였다. 볶음밥용 야채를 따로 주문해 직접 볶으면 되고 야채에는 김치, 콩나물, 상추 등이 참기름으로 고소하게 덮인 채 들어있었다. 양평 원정을 주선하신 분, 양평까지 운전을 맡아준 분 이렇게 일행 두 분을 대신해 최선을 다해 볶아드렸다. 고기는 몇 점 없고 배는 부른 와중에 꾹꾹 들어가 양념이 다 했다는 말밖에
한강정육점식당
경기 양평군 지평면 곡수시장길 2 1층
맛집개척자 @hjhrock
이집은 정말 양도 많고, 맛도 일품이죠. 또 가고 싶네요.^^
갈라파고스 @Galapagos0402
@hjhrock 가까우면 점심에 정말 자주 갈 거 같아요 ㅋㅋ
맛집개척자 @hjhrock
@Galapagos0402 가까우면 무조건이죠..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