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후 최고의 선택이자 감기 몸살 치유제> 여행 내내 묵묵히 내 계획을 따라준 친구가 내건 조건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귀국 후 뼈찜이었다. 3년 전 함께 홍콩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뼈찜을 먹었던 기억이 떠올랐던 모양이다. 그렇게 다시 찾은 응암동 감자국 거리의 터줏대감 감자탕집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일주일도 안 되는 짧은 여행이지만 고단한 귀국길에 먹는 매콤한 한식은 그야말로 카타르시스다. 겨울이라 감자탕도 당겨서 일부러 이 근처에 사는 친구 한 명을 더 호출해 자리를 함께 했다. 총 세 명이서 뼈찜 중자에 점심시간에만 주문 가능한 점심 감자탕 1인분을 주문했다. 뼈찜만 시켜도 감자탕 국물을 내주지만 뼈가 들어가 우러난 국물 맛은 분명 결이 다르다. 먼저 감자탕은 들깨와 깻잎을 넣어 국물이 꽤 거칠고 텁텁한 편이었고 그만큼 자극적이었다. 게다가 금세 졸아들어 염도가 점점 높아졌는데 뼈에서 떼어낸 야들야들한 살점과 떠먹으니 술도둑은 분명했다. 개인적으로는 서부감자국처럼 맑고 시원한 국물 타입을 더 선호한다. 대망의 양념 뼈 구이, 일명 뼈찜은 등뼈를 푹 삶아낸 뒤 양념에 버무리고 구워내 바베큐처럼 은은한 숯불 향을 풍기며 나왔다. 중자로 시키니 등뼈는 일곱 덩어리 정도로 푸짐했다. 양념은 고추장 베이스로 매콤, 달달한 꽤 자극적인 성격이며 어딘가 폭립 소스 느낌도 섞여있었다. 떡사리까지 들어가 지코바를 연상시켜 이른바 불량한 매력도 은근히 드러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매력은 이 양념이 불향이 묻은 등뼈와 무척 잘 맞고 찐득하게 입혀져 포텐이 어마어마하다는 사실이다. 비닐장갑을 끼고 열심히 살을 발라 듬뿍듬뿍 찍어 먹었다. 제아무리 밥 안주를 싫어한다지만 한국인이라면 결국 자연스레 밥 생각이 날 수밖에 없다. 메뉴판에 볶음밥이 있는데 그냥 밥 두 공기를 시켰고 김가루를 함께 내줘 셀프로 볶았다. 사실 볶았다기보단 비볐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다. 일부러 잘 발라 남겨둔 뼈 살과 한입 떠먹었고 매콤함이 한층 더 직관적으로 와닿더니 숟가락, 소주잔에 손이 쉴 새 없이 오갔다. 여기에 감자탕은 국물을 한 번 더 리필해 라면사리를 넣어 뼈찜 볶음밥의 든든한 우군으로 삼았다. 국물이 금방 줄어 어딘가 볶음면처럼 변해갔지만 그만큼 감칠맛은 응축되었다. 뼈찜 대자부터 먹고 감자탕으로 넘어가도 좋았을 텐데 반주 겸 푸짐하게 잘 먹었다. 귀국 며칠 전부터 감기 몸살을 앓았는데 완벽한 치유제였고 이로써 여행의 진짜 마침표를 찍었다. PS. 잘 먹는다 싶으면 점심 감자탕은 특으로
태조 대림감자국
서울 은평구 응암로 172 1층
Luscious.K @marious
완벽한 해장술 풀코스네요 ㅎㅎ 덕분에 즐거웠어요. 갈파의 세계여행
갈라파고스 @Galapagos0402
@marious 감사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