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본질과 그 값어치를 지키는 맑은 돼지국밥> 부산에 왔으니 돼지국밥 한 그릇은 의례와도 같았다. 어쩌면 그래서 새로운 국밥집보다는 가장 좋아하는 곳, 그리고 미쉐린 빕 구르망에 선정된 여기로 자연스레 발길이 옮겨졌다. 정확히 4년 만의 재방문이 되겠고 그때도 워낙 유명해 피크 시간엔 무조건 줄을 섰다면 지금은 옆에 별관을 올려 함께 운영 중이다. 브레이크 타임도 생기고 많은 게 바뀌어 있었다. 오후 3시경, 짧은 웨이팅 후 별관으로 입장했다. 이제 수육 백반은 2인분부터 가능하던데 어차피 국밥파라 순대따로국밥을 주문, 그런데 이모님께서 그냥 따로국밥으로 이해하셨다. 아무래도 의기소침한 발음 탓이었던 거 같고 비록 못 먹어본 순대가 궁금했지만 개의치 않아 그냥 먹었다. 1인상이어도 여전히 원형 쟁반에 찬들이랑 담겨 나왔고 전부 푸짐했다. 바로 국물부터 한 숟갈 떠보니 국물 맛도 여전했다. 이전보다 색이 살짝 뽀얘진듯싶었으나 맑은 돼지국밥의 정석으로 참 깔끔했고 그 와중에 개운하면서도 감칠맛이 상당히 좋았다. 멍게를 넣고 담가 삭힌다는 깍두기는 아쉽게 멍게가 들어있진 않았으나 바다 내음이 시원함, 짭조름함 속에 스며들어있었다. 무를 그리 두껍지 않게 썰었는데 단단한 듯 아삭했다. 국물도 국물이지만 그 안에 담긴 고기 역시 일품이다. 탄력에 방점이 찍혀있고 지방이 주는 고소함과 부드럽게 풀어지는 살코기가 단연 압권으로 간장을 곁들이면 더 매력이 산다. 배추김치는 깍두기와 마찬가지로 시원하되 간이 좀 있으면서 마늘의 알싸한 맛이 강해 더 자극적으로 와닿았다. 고기와 먹기엔 안 어울릴 거 같아 간장과 새우젓 이 둘만 활용했다. 국물이 워낙 깔끔하기에 양념장을 빼고 주문하는 분들도 있고 충분히 이해되는 바이지만 본인은 주는 대로 먹는 편이다. 매운 걸 좋아하기도 해 나중에 풀어먹으니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부추무침까지 더했을 땐 담백하게 떠먹기엔 간이 다소 세서 찬으로 두는 게 더 낫겠다 싶었다. 그럼에도 절반을 넘게 넣었음에도 맑은 국물의 시원함이 영영 사라지진 않았다. 먹다 양을 보니 소주 한 병은 비우겠다는 계산에 결국 뒤늦게 대선을 추가해 반주를 즐겼다. 혼자라 괜히 눈치가 보여 여쭤봤더니 이모님께서 피식 웃으며 민증 검사까지 해주셨다. 술꾼이 되어 다시 오니 국물이 줄어드는 속도가 고기 줄어드는 속도를 압도했다. 많은 변화가 있었고 가격도 제법 올랐지만 여전히 본질과 그 값어치를 충분히 지키는 국밥이었다.
합천국밥집
부산 남구 용호로 235 1층
맛집개척자 @hjhrock
제가 밀양에서 가장 맛있게 먹었던 국밥과 비슷하게 맑네요. 맛있어보여요.^^
갈라파고스 @Galapagos0402
@hjhrock 꼭 가보셔야겠어요~ 저는 밀양을 가보고 싶네요.
맛집개척자 @hjhrock
@Galapagos0402 밀양시장의 단골집 아주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