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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칼한 대구탕으로 속을 풀고 멍게젓갈로는 식사> 간만에 눕자마자 잠들고 네 시간 만에 깨어 시작한 금요일. 쓰레기 같은 초록병 숙취를 앓고 행하는 해장은 분명 좋은 꼴은 아닌데 변태같이 마냥 나쁘지만 않은 어떤 반복의 굴레다. 해운대구 미포항 근처 언덕길 골목에 자리한 대구탕집이다. “미포엔 왜 왔어요?”라는 영화 <헤어질 결심> 속 송서래(탕웨이)의 질문에 이번만큼은 해장하러 왔다고 답할 수 있겠다. 오전 7시부터 문을 여는데 그쯤 맞춰 가니 먼저 오신 분들이 계셨고 그 이후에도 꾸준히 들어왔다. 메뉴는 대구탕과 대구뽈찜 단 두 가지여서 자연스레 대구탕으로 주문이 들어갔다. 이극고 찬이 준비됐고 가짓수가 제법 많은 편이었는데 맛은 대체로 평범하고 고만고만했다. 대신 그중에서 멍게젓갈 요거 하나가 요물이었고 후술하겠지만 대구탕만큼 존재감이 컸다. 이곳 대구탕도 해운대 일대에 수많은 대구탕집처럼 뚝배기에 담아 내주는 스타일이다. 대구는 큼직하게 세 토막 정도 쳐서 들어있었고 부위는 살코기가 아닌 얼굴, 아가미로 보였다. 국물은 송송 썬 청양고추가 많이 들어가 꽤 매운 동시에 시원한 자극을 끌어냈다. 식초를 몇 방울 떨구니 감칠맛이 한층 또렷해졌고 떠먹기보단 뚝배기째 들이켜는 편이 맛이 나았다. 멍게젓갈은 되직한 양념의 알싸함 사이로 멍게의 바다 내음이 은근히 올라왔다. 김을 한가득 내줘 밥이랑 함께 싸 먹다 보니 계속 집게 되면서 해장과 동시에 밥 한 공기는 우스워졌다. 대구는 냉동 대구를 쓴다고 알고 있는데 사이즈가 워낙 큰 데다 선도도 괜찮았다. 어두일미라는 말마따나 끈적하게 감기는 실키한 살맛이 매력적이었고 간장에 콕 찍으니 잘 맞았다. 가시가 많은 건 조금 귀찮았지만 그럼에도 개운하게 해장이 됐다. 나와서 한적한 해운대 해수욕장을 등지고 블루라인파크 산책로를 걸으며 맑은 정신으로 비로소 하루를 열 수 있었다. PS. 오전 7시부터 아침술 성지

아저씨 대구탕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62번가길 31 마린하우스

맛집개척자

멍게젓에 밥한그릇, 대구탕에 밥한그릇 각이네요.^^

갈라파고스

@hjhrock 네 근데 탕은 제겐 밥을 부르는 맛은 아니었어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