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터미널역 근처 취향에 곧잘 맞았던 평양냉면집> 논현동 진미평양냉면과 무슨 관계가 있는 게 분명해 보이는 남부터미널역 근처 평양냉면집이다. 진미평양냉면을 먼저 가보고 싶었지만 이 동네를 지나친 김에 여길 먼저 들르게 됐다. 진미평양냉면과의 관계는 찾아봐도 명확한 답을 얻을 수 없었는데 간판이며 메뉴로 보아 비슷해도 너무 비슷해 나쁘지 않은 관계로 추측이 된다. 슬프게도 두 집 다 가격대는 꽤나 센 편 당진에서 2차까지 실치회를 때리고 올라온 터라 일행과 둘이 가볍게 제육 반 접시와 나중에 냉면 한 그릇씩 했다. 혼냉 정식도 팔던데 가성비가 더 좋아 그걸로 두 개 시킬 걸 그랬다. 찬으론 무김치, 배추김치, 열무김치 이렇게 3종이 깔리며 전부 다 잘 익어 괜찮았다. 배추김치는 살짝 자극적이고 매콤달콤해 의외였고 열무김치는 고소했으며 무김치는 시원했다. 제육 반 접시는 총 12점으로 이루어져 가격은 정말 창렬이지만 잘 삶은 국내산 돼지고기에서 나는 고운 때깔을 갖고 있었다. 비계가 붙어있는 오겹갈을 썼으며 도톰하게 썰어내줬다. 제육에 곁들일 마늘, 새우젓, 쌈장 등과 함께 붉은 양념장을 내주는데 겨자의 새콤함이 돌고 달면서 칼칼해 비빔냉면을 떠올렸다. 푹 담가 먹어도 잘 어울렸으며 느끼함을 잘 잡아줬다. 제육은 온제육이었고 온도감이 많이 높진 않아 식감을 어느정도 내는 스타일이었다. 껍데기의 쫄깃함과 탄탄한 살코기의 부드러움이 조화로웠고 고기 자체가 좋아 잡내 하나 안 났다. 세 병째 소주가 절반쯤 남았을 때 냉면으로 넘어갔고 주문 즉시 면을 뽑는지 기계 돌리는 소리가 주방에서 들려왔다. 그렇듯 딱 봐도 윤기나는 면발이 국물에 단아하게 잠겨 나왔다. 면은 젓가락으로 집어 들 때 느낌이 왔는데 전분기가 좀 있고 탱글한 스타일이었다. 어떻게 보면 메밀 함량이 낮단 거지만 쫄깃쫄깃 씹히며 메밀 향이 잘 났고 국물이 깊게 배었었다. 국물은 면을 풀기 전이나 후에나 염도가 있어 짭짤하고 육향이 좋았다. 벌컥벌컥하니 짜릿함을 선사하는 적당한 자극을 줬고 오이절임을 딱 씹고 마시니 개운하면서도 참 깔끔했다.
더진미평냉
서울 서초구 서초중앙로 58 피앤디 솔로빌 1층
Luscious.K @marious
애증의 관계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