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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난한 길을 감수할 만한 감동의 노포 중국집> 영업시간이 짧아 ’佰客到‘란 상호처럼 하루에 백 명의 손님만 받을 것 같은 중국집이다. 찾아오는 길은 등산하다시피 험난하나 이렇게 값진 간짜장을 맛보려면 충분히 감수할만하다. 노부부 두 분께서 운영하셔서 회전율이 느리지만 손님들 모두 불평 없이 느긋하게 기다리고 계셨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다 먹은 그릇은 직접 주방에 갖다 두길래 인상 깊었다. 메뉴는 아마 탕수육, 간짜장, 볶음밥, 짬뽕 이 네 개가 전부 같고 대표 메뉴는 간짜장과 볶음밥이다. 간짜장, 볶음밥 둘 다 단돈 5천 원밖에 안 해 세종대왕 한 장으로 소확행을 누렸다. 간짜장은 주문한지 30분 지나 드디어 받았고 기다리는 동안엔 고소한 냄새가 진동했다. 그 말인즉슨 편의를 위해 장을 미리 볶아놓지 않고 힘이 부치더라도 주문 즉시 볶아낸단 뜻 김이 올라오는 윤기나는 장을 면에 확 붓자 제대로 된 간짜장답게 좌르륵 퍼졌다. 중식 메카 부산 아니랄까 봐 계란 프라이도 올라갔고 완벽한 반숙이라 면발을 고소하게 코팅해 줬다. ​ 곱빼기가 아닌데도 곱빼기만큼 면을 푸짐하게 내주시는 인심은 먹기 전부터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후한 인심에 더불어 맛 또한 여태 부산에서 먹은 간짜장 중에서 단연 1등이라 본다. ​ 장 맛이 심심하지 않으면서 적당히 자극적이고 단짠의 밸런스가 기가 막히게 잘 잡혀있었다. 무엇보다 5천 원짜리 간짜장에 돼지고기 건더기가 무척 실한 덕분에 고소함이 끝내줬다. 간짜장에서 느꼈듯 재료를 아끼지 않는 건 볶음밥도 마찬가지였다. 볶음밥은 거의 한 숟갈마다 밥알과 함께 돼지고기 건더기가 씹혔으며 밥 양도 얼추 두 공기는 되지 않을까 싶었다. ​ 요즘 유행하는 드라이한 볶음밥이 아닌 밥알이 다소 뭉쳐있는 점이 특징이었고 불향은 전체적으로 가득했다. 비주얼부터 화상의 볶음밥과는 좀 다른데 매력 또한 다르다고 생각한다. ​ 볶음밥에 곁들여 나오는 짜장 소스는 간짜장보다 훨씬 짠맛이 도드라져 볶음밥에 비벼 먹으면 간이 딱 맞는다. 볶음밥에 1천 원 추가 시 간짜장 소스로 내준다 하니 참고하면 좋겠다. 총평하면 간짜장, 볶음밥 모두 같은 가격대엔 경쟁자가 없을 정도로 훌륭했으며 간짜장은 그동안 수없이 먹어본 것들 중에서도 원톱이다. 고민 없이 올해의 중국집으로 선정하고 싶다.

백객도

부산 동래구 금정마을로 70

Luscious.K

여기 여전하군요. 다음 부산행 때 또 가봐야겠네요 ㅎ

갈라파고스

@marious 제일 놀라운 건 가격도 여전하다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