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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어의 끝을 볼 수 있는 민어 거리 대표 횟집> 한반도 남쪽 끝자락이라 그런지 목포의 봄은 여름이나 다름없었다. 아직 이른 감이 있지만 여름이 제철인 생선, 민어는 목포에서 꼭 맛봐야 할 음식이기에 목포 민어의 거리로 향했다. 목포 민어의 거리에는 수많은 민어회 전문점들이 포진해 있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이곳으로 방문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보양식집으로 알려진 50년 넘는 업력의 노포 횟집이다. 민어의 끝을 보기 위해 민어회, 민어회 무침, 민어전 그리고 민어탕이 차례대로 나오는 민어 코스 요리를 주문했다. 가격은 인원수에 따라 다르며 주문한 건 3인분인 13만 원짜리다. 제일 먼저 부레, 껍질 이렇게 두 가지의 특수부위가 나왔다. 부레는 껌처럼 질겅질겅 씹히면서 크리미함을 내뿜었고 껍질은 담백해 소금과 어울렸는데 데친 거라 매우 쫄깃쫄깃거렸다. 뒤이어 두툼한 민어회 한 접시가 나왔고 맨 위에 뱃살 네 점이 올려져 있었다. 기름진 민어 뱃살부터 맛봤는데 첫입은 식감이 서걱거리고 단단했던 반면 얼마 뒤 입안에서 녹아내렸다. 민어회는 하루 정도 숙성한 선어회답게 부드러운 식감이 강조됐다. 맛은 대체로 담백하지만 씹다 보니 고소함이 꽤 올라왔으며 찰기도 상당히 좋은 편이라 입에 착착 잘 감겨들었다. ​ 민어회 본연의 맛을 적당히 즐겼으면 그다음엔 참기름에도 한번 찍어 먹어봐야 한다. 이곳에선 참기름에 쌈장을 곁들여 내주는데 덕분에 듬뿍 발라 먹어도 많이 느끼하지가 않았다. 개인적으로 참기름보다 마음에 들었던 건 막걸리 식초를 넣어 만든 이곳만의 초장 소스였다. 톡 쏘는 맛과 산미, 시큼함이 느껴졌고 달짝지근함도 갖춰 담백한 민어회랑 잘 어울렸다. 민어회 무침은 민어회를 생양파, 당근, 쑥갓과 함께 묻혀 시원하게 나온다. 양념이 무척 시뻘게 간이 강하고 많이 매울 줄 알았으나 베이스가 초장이랑 비슷해 생각보다 그렇지 않았다. 배불러도 안 먹으면 섭섭한 민어전은 여태 먹은 민어전 과 비교했을 때 압도적으로 맛있었다. 민어 살과 계란옷 두께가 과하지 않아 부담되지 않았고 포슬포슬 부드러우며 고소했다. 민어전이 더욱 빛날 수 있었던 데에는 함께 내주는 묵은지의 공도 컸다. 목포 와서 먹은 묵은지 중 젓갈이 가장 많이 들어간 듯 보였는데 그래서 느끼한 전과 궁합이 좋았던 것 같다. 코스는 민어의 꽃이자 보양식으로 잘 알려져 있는 민어탕으로 마무리된다. 민어탕의 경우 지리가 더 유명하나 이곳에선 별다른 선택권 없이 매운탕으로 인당 한 그릇씩 퍼서 내준다. ​ 민어탕에는 민어 뱃살, 애 등 살과 내장이 섭섭지 않게 들어가 있다. 그러니 국물은 자연스레 일품일 수밖에 없고 크리미함과 기름기가 쫙 퍼져있는 동시에 시원한 맛도 무척 깊었다. 탕에 따라 나오는 몇 가지 찬들은 남도 아니랄까 봐 하나같이 훌륭했으며 배부른데도 밥을 불렀다. 만족스러웠던 민어 코스, 여름이 아닌데 폼이 이 정도면 여름엔 얼마나 더 맛있을까 *2024년 4월 방문

영란횟집

전남 목포시 번화로 42-1 1층

맛집개척자

이 집 상당히 유명하죠. 그런데 다른곳에 비해 양이 적고 좀 비싸다는 평이 많더군요. ^^ 봄에 보양하셨네.

갈라파고스

@hjhrock 맞아요 비싸단 생각이 들긴 했었는데, 며칠전 인천에서 먹으니 또 상대적으로 싸게 느껴지더라고요 ㅋㅋ 해를 거듭할수록 비싸지는 음식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