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깔스러운 세미 남도 한정식에 마약 낙지볶음> 갓생을 살고 있는 불알친구 녀석과 동네가 아닌 봉천동에서 약속이 잡혀 어디서 봐야 하나 고민 끝에 결정한 낙지 전문점이다. 남자에게 좋다는 낙지 한 마디에 친구도 바로 수락했다. 혹시 해서 예약을 잡고 왔는데 평일이었던 데다 사전 주문을 요하는 메뉴도 없어 안 해도 됐겠다 싶다. 메뉴는 정식과 단품 요리가 있으며 저녁이라 낙지볶음과 연포 정식을 주문했다. 정식은 한정식처럼 반찬이 깔리는데 낙지볶음을 2인분 시킨 관계로 1인분만 받아주셨다. 2인분이래도 가짓수는 변함없을듯하고 대체로 짭짤하면서도 맛깔스러운 남도 간이었다. 파김치, 갓김치, 배추김치, 두부 부침, 도라지무침, 굴젓 등에 소주 한 잔씩 하고 곧이어 낙지볶음이 준비됐는데 채소를 최소화한 비주얼이 인상적이었다. 낙지로 그릇이 꽉 찼었다. 직원 아주머니께서 낙지 머리는 따로 한번 손질을 해주셨으며 내장과 함께 먹물을 담고 있어 녹진하게 고소하고 감칠맛이 장난 아니었다. 더구나 양념이 묻어 풍미가 한층 더 깊었다. 양념은 고춧가루가 터프하게 묻어 매콤하면서도 깨의 향긋함이 배어있었고 통통 튀는 낙지의 탄력감과 불 향에 잘 입혀졌었다. 단맛은 절제된 와중에 애호박으로 은은하게 채워졌다. 연포 정식에 포함된 연포탕은 1인분이기에 낙지가 한 마리 들어있었고 씨알이 큰 편은 아니었지만 생물답게 살이 탱탱하게 올라있었다. 이 역시 먹기 편하게끔 한번 손질을 해주셨다. 연포탕 낙지 머리는 초장에 찍어 먹으니 본연의 고소한 맛과 함께 입안이 깔끔하게 정리됐다. 국물은 자극적이기보다는 채소의 단맛과 시원함이 은근하게 어우러지며 깊은 맛을 냈다. 낙지볶음도 그렇고 특히 굴젓이 밥을 부르는 맛이라 정식에 딸린 밥 한 공기로는 도저히 모자랐다. 부족한 반찬도 이것저것 더 챙겨주셔서 결국 밥 한 공기 추가해 다 넣고 비벼 먹었다. 센스 있게 큼지막한 대접을 챙겨주셔서 셀프 낙지 볶음밥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낙지가 워낙 많아 한 숟갈마다 씹혀 만족감이 배가 되어 안 비볐다면 두고두고 후회했을지도 모르겠다.
해태식당
서울 관악구 청룡1길 33 관악하우팰리스 1층
Luscious.K @marious
맛있죠 이집 ㅎ
갈라파고스 @Galapagos0402
@marious 이런 데 리뷰엔 꼭 계시더라고요 ㅎ
Luscious.K @marious
@Galapagos0402 맛있는건 다 같이 좋아하시잖아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