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속 깊숙히 간직한 뼈에 붙은 고기에 대한 신뢰 우리는 뼈에 붙은 고기에 대한 묘한 신뢰감이 있다. 특히 굽기도 어렵고 근막이 있어 질기기 그지 없지만, 돼지갈비만 보면 귀한 사람한테는 당연히 뼈에 붙은 고기지라며 뼈를 주고 그걸 받은 사람은 그 질긴 고기를 아주 맛있게 즐겼다. 돼지 등뼈는 돼지갈비에 비해 질긴 맛은 없다. 대신 결이 뚜렷한 뼈에 붙은 살코기를 발라내 먹는 그 재미를 우리는 간직하고 있다. 뼈해장국이 그렇고 감자탕이 그렇다. 그리고 뼈구이도 마찬가지다. 유명한 곳이다. 저녁쯤되면 웨이팅이 극심하기 때문에 좀처럼 먹기가 쉬운 곳이 아니다. 그래서 3시쯤 갔는데, 와... 웨이팅은 없었지만, 사람은 많았다. 당연하게 앉자마자 뼈구이를 주문했다. 주문하자마자 뼈없는 국물이 나오고, 국물은 등뼈의 진득한 기름맛이 쭉하고 나왔다. 잘 끓인 해장국, 감자탕 육수다. 기본으로 고추, 깍두기, 백김치가 나왔는데, 백김치가 시원한 맛이 나 뼈구이와 잘 어울릴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뼈구이는 양이 상당했다. 큼지막한 뼈가 시뻘건 양념을 뒤집어 쓴채 있었고 옆에는 그 시뻘건 위협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샐러드가 빼꼼하고 있었다. 뼈를 건져내 살을 발라서 먹는데, 역시나 맛있다. 살짝 구워내서 그런지 고기구이 특유의 감칠맛과 살짝 눌린 맛이 그대로 느껴졌다. 그리고 등뼈 사이에 있는 살은 결이 있다보니 그 결 사이에 양념이 배어들어 매콤달달하니 맛있었다. 매콤달달 중에는 매콤의 비중이 상당하기 때문에 백김치를 곁들이면서 먹을 수 있었다. 샐러드를 같이 먹어야 하지만, 샐러드는 추가요금을 받기 때문에 아껴가면서 백김치와 같이 즐겼다. 그리고 뼈에 붙은 고기는 발라내기 쉬워 먹기 좋았고 수율도 그만큼 좋았다. 양념이 매력적인데, 그 손이 계속 가게 하는 그런 맛이다. 뭐랄까, 맛있게 매운 지코바같은데 순살대신 뼈구이가 있는? 숯불향이 느껴지는 그런 뼈구이? 순살이 아닌 뼈에 붙은 고기다 보니 더 맛있게 느껴지고 그걸 발라내기 위해 입으로 습습후후를 내쉬면서 살을 발라내는데 집중하고 있다. 역시 뼈에 붙은 고기에 대한 우리의 본능은 맛과 더불어 고도의 집중력을 가져다 준다. 뼈를 몇 개를 놔두고 볶음밥을 주문했다. 볶음밥은 따로 볶아서 냈는데, 김치와 명란이 들어간듯했다. 볶음밥을 자연스럽게 뼈구이 접시에 올리고 그 위에 발라낸 살을 올린 후 양념을 얹어 먹으면 맛있게 매운 볶음밥이다. 그렇게 우리는 한국인의 후식까지 자연스럽게 해치우고 매운 혀를 부여잡으며 만족스럽게 마칠 수 있었다. 뼈에 붙은 고기는 역시 맛있다. 그리고 집중 또한 가져온다. 뼈에 붙은 고기가 실제로 맛있는 것도 있지만, 아마... 살코기를 발라내기 위한 노력이 있어 더 맛있는 걸수도 있다. 그리고 감자탕 일색의 등뼈를 찜이 아닌 구이, 그것도 매운 구이로 만들어 내서 아주 색다르고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하나의 바람이라면 라면사리도 줬으면 좋겠다. 아쉽게도 라면사리는 감자탕에만 된다고 하는데, 돈을 조금 더 받으시고 뼈구이용 라면사리를 줬다면(미리 삶아준다면) 이 집은 한단계 더 진화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다. #뼈구이
신동궁 감자탕 뼈숯불구이
서울 강남구 선릉로86길 39 1층
하동하동 @HadongHadonge
@aboutdaldal 라면사리 하나만 넣어주면 진짜 난리날텐데 ㅋㅋㅋㅋ 아쉬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