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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하동

추천해요

1개월

방구석 고량주 대탐험 우육면관을 좋아한다. 특히 우육면관의 그 국물을 너무 좋아한다. 강한 향에 비해 슴슴한 고기 국물은 어떤 고명을 가져다 놓아도 어울리는 마성의 국물이다. 그런 우육면관에서 고량주를 전문으로 하는 가게를 열었다니, 무조건 찾아갔다. 가게 분위기는 무협소설의 객잔 속 작은 방 같은 느낌이다. 한옥에서 꾸밀 수 있는 단아한 멋이 느껴진다. 대략 280여종의 고량주를 판매하는데, 다양함 속에 단 하나를 찾지 못하는 결정장애들을 위해 잔술코스도 있다. 잔술코스도 여러 개가 있지만, 입문자를 위한 코스가 따로 있어 가격을 보고 결정하면 된다. 입문자 코스중 고급 농-장-청 경험주(4대 명주)를 주문했다. 농향이라고 하면 과일향과 쿰쿰한 교향이 느껴지는데, 연태구냥이 여기에 해당되고 청향은 알싸한 알콜향이 몰아치는데 이건 가장 저렴하지만 도전은 잘 하지 않는 이과두주라고 보면 된다. 장향은 약간 진짜 그 된장, 고추장의 느낌이 나는 구수한 향인데, 흠... 잘 모르는 향이다. 코스는 청향 - 농향 - 농향 - 장향 순으로 나왔다. 청향으로는 분주가 나왔는데, 알싸한 알콜향이 코를 맴돌고 한 모금 넘기면 쨍한 알콜향과 더불어 속이 뜨거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야말로 정신이 번쩍들게 하는 강한 느낌이었다. 농향으로는 노주노교 두곡과 서봉주 주해5년이 나왔는데, 같이 농향이었지만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노주노교는 처음에는 과일향과 더불어 달달한 맛이 들어오다가 마지막에 흙향이 팡하고 터지는데, 상반된 과일향과 흙향이 몰아치는 것은 상당히 좋았다. 그리고 그 강도가 너무 세서 깜짝 놀랐다. 다른 향들이 한 술에 모일 수 있는 이유가 궁금했는데, 흙으로 빚은 장독에다 술을 숙성해서 흙향이 배어들게 된다고 한다. 서봉주는 노주노교와는 달랐다. 은은하게 들어오는 과일, 곡물향과 은은하게 끝나는 흙내가 지킬 앤 하이드 같은 노주노교와는 다른 맛이었다. 나름 포근한 느낌이었고, 데일리로 마시라고 하면 마실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정도였다. 장향으로는 마오타이 춘이 나왔는데, 향을 맡자마자 아, 이게 장향이구나. 라는 것을 알 수가 있는데, 딱 그 우리가 먹는 장의 향이 나면서 적당히 발효된 느낌의 콤콤한 맛이 느껴졌다. 처음이라 당황했지만, 몇 번 마셔보면 적응할 수 있을 맛이다. 고량주 코스와 더불어 어향가지새우튀김과 우육샤궈를 주문했다. 어향가지새우튀김이야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음식이다. 다만 그 크기가 상당히 큰 편이다. 가지 사이에 새우를 때려박은 튀김에 감칠맛이 펑펑터지는 어향소스의 조합은 싫어하는 사람이 없다. 그래도 이 집 튀김의 가장 큰 매력은 시간이 지나도 사그라들지 않는 바삭함이다. 고량주의 센 도수 때문에 음식이나 술을 천천히 먹을 수 밖에 없는데, 소스를 끼얹어 눅눅해져야 할 녀석이 시간이 지나도 바삭함을 오랫동안 유지했다. 그 바삭함 덕분에 맛을 더 오래 즐길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육샤궈는 우육면관의 우육전골의 미니버전이라고 보면된다. 육수도 그대로고 안에 고명도 그대로다. 싫어할 수 없는 슴슴하고 묵직한 국물에 사태살의 담백함이 고량주로 놀랜 혀와 속을 어느정도 진전시켜 준다. 아직은 미개척지라고 할 수 있는 고량주를 더 알아갈 수 있는 곳이다. 여러 고량주를 잔술로 즐기면서 이런 맛이 또 펼쳐지는 군이라고 놀랠 수 있는 곳이다. 더불어 고량주에 놀란 속을 달래주거나 맛을 더 끌올해주는 음식들도 있는 곳이다. 이런 곳에 밋업을 해야하는데, 그런 모임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잔술 코스 - 28,000(고급) 어향가지새우튀김 - 35,000 우육샤궈 - 32,000

고량주관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77-3 1층

Colin B

4대 명주 가격 좋은 거 뭐죠.

하동하동

@colinbeak 더 마시고 싶었지만 취할거 같아 참았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