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름한 간판 밑으로 간이문을 열고 들어가면 낡았지만 생각보다 넓은 공간이 나온다. 시원하고 쾌적한 실내온도에 차가운 물수건과 쨍한 냉수까지 나오니 폭염에도 뜨뜬한 국밥을 먹기에 부족함이 없다. 넉넉히 들어있는 각종 돼지고기 및 부속은 야들야들하면서도 두툼하여 씹는 식감이 살아있다. 국물은 첫 맛부터 기름지기보다는 뒷 맛이 진하고 묵직한 편. 후추 향이 약간 강한 듯하나 덕분인지 돼지 잡내는 느껴지지 않는다. 취향에 따라 들깨가루, 새우젓, 양념 등을 넣어 먹으면 꽤나 만족스러운 한 끼 식사가 된다. 음식 인심이 후한 편이라 (원래 먹지 않는) 순대도 다 빼고 밥도 반 공기만 먹었는데도 양이 충분했다. 김치류는 맛이 있다고는 하기 어렵지만 선도는 나쁘지 않았다. 순대국은 중년 남성의 전유물이란 편견이 있지만, 돼지 냄새를 잡아 잘 다듬어낸 맛을 내는 곳은 꼭 그렇지도 않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계속 들어오던 손님들이 이를 방증한다.
모돌이 순대국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로2안길 8 1층
야우리 @yawoori
이런 곳이 있었군요 배워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