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에서 방문 이후 처음으로 신계숙 선생님을 만났다. 몇 번이고 계향각을 방문할 기회는 있었지만 처음 방문한 셈. 준비해주신 음식과 함께 몇 가지 추천한 음식을 같이 주문하는 방식으로 주문을 추가했다. 일부 음식의 경우 미리 주문이 필수. 하루의 점심과 저녁식사를 위해 새벽부터 미리 만들어야 우리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나오기 때문이다. ■고수냉채 (香菜冷菜) 향과 맛이 신선함이 진하게 전해지며 부분적으로 붙은 고추에서 매콤한 맛이 난다. 양고기 파볶음을 먹을 때에 같이 넣어 먹으며 진가를 발휘했다. 냉채라고 하지만 차갑지 않다보니 냉채보다는 무침에 가까웠다. ■연근냉채 (涼拌藕片) 연근 냉채는 아삭한 연근의 식감을 남겨둔 채로 새콤한 맛을 낸다. 피클같은 이미지. 심플한 맛이지만 끌림이 있는 냉채. ■오이냉채 (麻辣黃瓜) 오이냉채는 오이김치의 방식과 형태까지는 아니지만 맛에 있어서는 닮은 맛이기도 했다. 아삭한 식감은 냉채로 만든 기간이 길지 않아 보였으며, 양념의 색으로는 매콤해 보이나 매콤하지 않으며 새콤한 맛이 들어있는 냉채였다. ■찹쌀가루소갈비찜 (粉蒸排骨) 한우를 9가지 소스를 이용해 만들며 찹쌀은 향이 나도록 볶아서 요리를 만든다. 찹쌀은 부드러운 감촉이면서 마지막까지 부드럽게 연결. 갈비도 감촉은 부드러운데 쫄깃한 속식감을 가지고 있다. 찹쌀은 약밥처럼 양념이 깊게 배여 맛을내며 갈비역시 마찬가지. 다만 식감의 차이로 양념이 닿는 맛들이 다르다. ■양고기파볶음 (葱炒羊肉)/조개빵 (蛤蜊包, 6pcs) 조개 모양으로 빚은 계향각식 수제빵. 양고기 파볶음과 조개빵을 같이 먹는걸 추천해서 같이 먹었다. 조개빵은 형태적으로 조개모양의 바오로서 양고기 파볶음을 올려 먹을 수 있으며 여기에 고수냉채를 올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었다. 양고기 파볶음은 강렬한 맛이라기보다 편한 맛의 볶음이며, 기름에 볶아도 느끼하지 않았다. 바오는 남다른 부드러운 식감이었는데 직접 만든다고. ■(시그니처)동파육 (东坡肉) 소홍주를 기본으로 하여 6시간을 익혀가며 만든다고 한다. 동파육은 한 입에 먹는 것을 추천하시지만 한 번에 먹기는 쉽지 않다. 고기지만 중식 숟가락으로 들어가는지 모를정도로 젤리처럼 부드럽게 들어가며 분리 된다. 식감도 부드러운 젤리 같지만 젤리와는 다르게 녹듯이 사라지는 특징. 특히 비계부분이 녹는 식감이며, 살부분은 결대로 찢어지되 입안에서 사라진다. ■건편두볶음 (干煸扁豆) 메뉴판에는 없었던 메뉴. 편두는 까치콩, 제비콩으로 불리는데 중국에서 볶음요리로 잘 먹는다고 한다. 편두는 (마늘과)마늘소스를 섞어 볶아낸다. 음식의 열기가 빠지지 않았을 때에는 편두의 볶은 향기가 강하게 올라와 향으로 즐거워진다. 마늘이 섞여 맛을 내고 새콤한 맛에 짭조름한 맛. 술안주에 가까웠다. 편두에서 마늘까지 볶은 정도가 딱 좋다는 생각이 들정도. 편두는 부드러우며 마늘 맛이 적절한 타이밍에 잘 섞여 들어온다. ■라즈지 (辣子鸡) 고추 반 닭고기 반의 라즈지. 고추 뿐만 아니라 산초로 매콤하면서도 얼얼한게 특징. 살은 적지만 닭은 겉부터 속 일부까지 바삭하며 고추가 코팅 되듯 맛을 입혀 매콤함이 서서히 올라온다. 그 다음은 산초의 얼얼함이 강하진 않지만 툭하고 입에서 터진다. 식어가며 짭조름한 맛이 된다. 술안주. ■팔보오리 (八宝鸭) 청나라 궁중요리이며 현재도 국가행사에서 꼭 나온다는 요리. 보이는건 두 덩이지만 하나의 오리라고. 8가지 보물같은 재료가 들어간다고 하여 팔보라는 이름을 붙였으며 청나라 요리서인 ‘수원식단’에도 수록되어있다고 한다. 다 듣지는 못했지만 팔보는 찹쌀, 생새우, 마른새우, 오리가슴살, 표고, 죽순 등이다. 찹쌀은 4시간을 불려 알이 따로 놀게 할 수 있도록 한다. 과정은 2시간 삶고 8시간을 말린다. 말리는 과정에서 기름이 750미리 정도 나온다고. 그 다음은 2시간을 찌고 기름을 입혀가며 겉을 튀기듯이 익힌다. 이런 손이 많이 과정을 거치는데 신계숙 선생님의 말로는 1년에 1077마리의 오리를 사용한다고. 바삭한 식감의 껍질과 담백한 오리고기의 살, 그리고 찹쌀의 맛. 그리고 밤(은 아닐지도 모르지만)의 고소한 맛이 섞여온다. 따끈할 때도 좋지만 식어가며 진가가 나온다. 맛의 스며든 정도가 다르다고 생각할 정도. ■배추완자탕 (白菜丸子汤) 배추의 익힘은 아삭한 생 야채의 식감이 남아 있지만 단맛이 나며 그에 비해 국물은 깊은 새콤한 맛이 나며 식욕을 자극한다. 배부른게 잊을 정도. 직접 만든 완자는 울퉁불퉁 동글동글. 맛의 강함없이 고기의 담백한 맛. ■다진홍고추생선찜 (剁椒鱼头) 후난성의 요리로 본래 민물고기를 사용하여 만드는 요리라고 한다. 계향각에서는 우럭을 사용해 만들어 낸다고. 다진고추를 듬뿍 넣지만 맵지 않으며 아주 약한 매콤함 정도. 이 고추는 손으로 하나하나 손질하여 8~12개월 숙성과정을 거친다. 우럭의 살은 쫄깃하며 짭조름한 소스의 맛이 깊숙히 배여 있다. ■해선볶음밥 (海鲜炒饭) 닭고기, 계란, 아스파라거스 세 가지로 맛을 낸 볶음밥. 처음에는 담백함이 부각 되었는데 식어가니 밥의 고슬고슬한 식감이 커지며 쫄깃한 식감이 될 정도이다. ■고구마빠스 (拔丝地瓜) 튀긴 고구마에 설탕 시럽을 입힌 바삭하고 달콤한 디저트. 빠스는 실을 뽑는다는 의미이며 담가서 만드는 실이라고 한다. 요리로 나온 빠스는 실을 길게 만든 뒤 물에 담가 빠르게 식힌다. 식는 과정에 겉은 바삭하게 코팅되듯 굳어간다. 코팅된 겉이 달지만 단맛의 강함은 정작 속의 고구마였다. 포슬포슬한 식감 속에서 나오는 단 맛이었다. 역시 식어도 좋았던 메뉴.
계향각
서울 종로구 동숭길 86 1층
권오찬 @moya95
이번 흑백요리사에서 시간내 완성할 수 있는 요리는 갖고 오셨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오히려 시간이 더 걸리는 유용욱 바베큐 연구소장은 압력솥 등을 이용해 시간내 조리를 끝냈다는 점에서 경연 결과가 납득되지만서도.. 계은숙 교수님 요리를 좀 더 보고 싶긴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