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튀의 전설 선릉역 주변에는 버거집이 생각보다 꽤 많다. 수제버거집은 물론 3번 출구를 기점으로 맥도날드, 버거킹, 롯데리아의 완전한 벅세권까지 형성하고 있다. 바로 옆에 대치동 학원가 역시 버거킹,노브랜드, KFC 등 한건물 건너 프렌차이즈 버거집이 하나 씩 있다. 이 일대가 하나의 버거타운이라 불러도 무방할 것 같다. 진선여고,진선여중,도성초,역삼중,도곡초,단대사대부고 등 학교도 많고 학원도 많이 있으니 여기보다 버거장사하기 좋은 곳이 어디 있을까. 그래도 선릉역을 대표할만한 수제버거집은 우선 파이어벨이다. 이 곳을 두고 대치 학 원가의 전설이라 칭하는 글들을 많이 봤는데, 살짝 오글거리다가도 막상 가서 먹어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곳은 신기하게 버거집 답지 않은...분명 프렌차이즈 풍이지만 학교 앞 분식집에서나 느껴지는 묘한 그리움과 노포스러움이 느껴진다. 2014년에 오픈한 이제 6년차 버거집에서 이런 여유가 느껴진다니. 주문을 받을 때를 제외하고는 사라지는 점원들, 자리에 앉아 남은 음료수를 홀짝이면서 짧은 여유를 즐기는 교복입은 학생들의 느슨한 시간이 만드는 풍경이 정겹다. 나는 망플 잇딜로 레오버거 세트를 구매했는데, 이곳은 기본적으로 키오스크로 주문한다. 이곳의 버거는 평균 만원 초반대로 학원가 치고는 비싼 편. 패티를 더블로 하면 4000원이 추가된다. 프라이 가격은 비싼 편이지만 5천원에 하프 사이즈 세트메뉴도 구매할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첫 방문이라면 잇딜 할인가격으로 레오버거 먹는게 정말 좋은 선택. 1.버거 레오버거는 피클,토마토,로메인,양파,베이컨,애니멀 소스가 들어간 인앤아웃스타일의 버거다. 속에 살짝 붉은기가 남아 있게 촉촉한 미디엄웰로 패티를 구워 준다. 함께 유산지가 제공되어 썰어먹어도, 들고먹어도 된다는 점이 좋다. 이런 계열에서는 크라이치즈버거가 워낙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아서 특별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2. 프라이즈 이곳의 프라이즈는 물건이다. 감자튀김 맛있게 먹었던 곳 중 3손가락 안에 꼽고 싶다. 맛보다 더 인상 깊었던 것은 프라이즈용 소스를 모아둔 소스바다. 케첩과 머스터드는 자리마다 기본 배치되어 있지만, 스테이크용 A1, 타바스코소스, 스리차라소스, 하인즈 머스터드를 비롯해 새콤하면서도 스모키한 fountain의 pepper steak 소스, 계란이 들어가 부드러운 홀스레디쉬 소스인 gloria’s finest까지 소스바에 마련되어 있다. 페퍼 스테이크 소스와 홀스레디쉬 소스는 개인적으로 이곳 프라이즈에 정말 잘 어울린다. 소스바를 기웃 거리는 것 만으로도 이곳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 중 하나는 충분히 챙긴 기분. 3. 총평 부르클린버거조인트 출신의 사장님이 홀 담당시 손님들에게 들었던 피드백들을 잊지 않고 기억했다가 베이스 삼아 만들었다는 파이어벨. 역시나 소스바나 냉수처럼 다른 버거집들에서 아쉬웠던 부분들이 이집에서는 잘 채워져 있다. 재수를 마치고 선릉역 창조의 아침을 나서며 ‘이쪽으로는 이제 오줌도 누지 말아야지’ 싶었는데, 10년도 훌쩍 넘어서 다시 이곳에 오니까 기분이 싱숭생숭하면서도 이상하게 편안했다.
파이어벨
서울 강남구 선릉로72길 13 동명빌딩 1층 102호
Luscious.K @marious
서솔프님…. 뽈레에서는 서솔프님 멋진 리뷰 보기를 희망해요 ㅎㅎ 새로 시작하자구요
seoulsoulfood @ascii
@marious 덧글 감사합니다. 밀린 것 조금씩 써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