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차 @borichao

5년

신촌에 살다가 이따금 강남 같은 곳에 가면 어리둥절합니다. 청요리라는 건 말이죠, 신촌 사는 제가 알기로는, 고기와 청경채를 잘 볶다가 갑자기 모짜렐라를 올리고 화덕에 넣었다 빼낸 후 간장새우나 큐브 스테이크를 몇 개 올린 다음 돈까스 소스와 머스터드 그리고 마요네즈를 뿌려서 마무리하는 거 아니었습니까? (화난 신촌 상인들 손에 붙잡혀 연세로 한복판에 매달린다) 농담이에요. 신촌에도 제대로 된 음식 알게 모르게 많이 있답니다. KFC라든지... 천미미 음식 평을 간단히 해 보겠습니다. - 가지튀김: 바삭바삭 맛있네! - 게살볶음: 우와 진짜 게살이다! 게맛살이 아니야! - 깐풍가재: 접시 언저리의 빨간 랍스타 껍데기 이거 젓가락으로 슬쩍 들어 보고 빵 터졌습니다 ㅋㅋㅋ 훼이크 가재였어 ㅋㅋㅋ 이 녀석의 속살을 긁어내서 경단으로 만든 거예요 라고 말하는 듯한 깜찍한 데몬스트레이션입니다. - 오룡해삼: 제일 비싼 메뉴인데... 메뉴판 보니까 게살볶음의 두 배 가까운 가격이던데... 왜 신촌스러운 맛이... - 멘보샤: 바삭바삭 맛있었습니다. 문차이나에서 이빨도 안 들어가는 멘보샤 먹고 멘보샤라는 게 원래 그 정도의 경도와 인장강도를 가진 것인 줄 알았는데 (금속 얘기하냐) 아니었네요. - 연태꾸냥: 크으 이 맛과 향! u..u 킁카킁카... 원 플러스 원이라 두 병이 쨘 하고 나왔습니다. 이거 마시다 보니 혀가 얼얼해서 옆에 따라 놓은 소주가 맹물 같더라구요. 농담이 아니라 요리 먹다 차랑 헷갈려서 소주로 입 헹궜습니다. 그 뭐지 하정우가 '범죄와의 전쟁'에서 탕수육 다 먹고 하던 짓이죠. 소주로 가글을 하다니 하면서 박장대소했는데 제가 그 짓을 그대로 재현하게 될 줄은... 마침 가로수길이라 다 먹고 나서 국내 유일의 애플 스토어에도 가 보고 유명 파티세리에도 가 보고... 좋아하는 분들이랑 먹고 마시고 우르르 몰려 다니니 너무나 신나고 즐거웠습니다.

천미미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152길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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