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유노골동반? — “두유노비빔밥?”으로 대변되는, 한식 세계화의 영원한 유망주 비빔밥. 전주, 진주, 안동 같은 일부 지역에선 특색있는 향토음식으로 자리를 잡았다지만, 대한민국 미식의 중심지 서울에선 정작 비빔밥 전문점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 고깃집에서 식사류로 내는 육회비빔밥이나 동네 밥집에서 내는 특색 없는 돌솥비빔밥 정도 외에는. 그런 의미에서 이집은 무척이나 유니크하다. 비빔밥을 전문으로 할 뿐 아니라, 궁중음식을 모티브로 한 골동반과 골동면에 제주도의 음식문화인 괴기반을 접목시켰기 때문이다. 놋그릇에 다진 쇠고기, 버섯 볶음, 두 가지색 지단과 채썬 채소들을 올리고 맛간장으로 비벼먹는다. 밥을 넣고 비비면 골동반, 소면을 넣고 비비면 골동면이다. 오이, 당근 같은 시원한 채소와 조청을 넣고 만드는 달달한 맛간장이 여름날 입맛을 확 돋운다. 고기반이란 메뉴는 제주도에서 잔칫날 손님들의 접시에 두부 한 점, 수애(순대) 한 점, 수육 세 점을 공평하게 담아 내는 ‘괴기반’ 문화를 차용해온 듯 한데, 살짝 지져낸 큼직한 두부 한 점과 쫄깃하게 삶아 낸 오겹살 수육이 비빔밥 옆을 든든하게 지킨다. — www.instagram.com/colin_beak
백화요란 골동반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 240 서초동일하이빌 아파트 1층
권오찬 @moya95
아.. 마지막 문단은 수정 필요. 괴기반이 제주 잔치음식의 상징인 건 맞는데, 척박했던 제주에서 남녀노소 구분없이 골고루 음식을 나누고자 했던 의도였기에 실제 괴기반은 접시에 여러 부위를 고루 그러나 양은 적게 놓여져있지 사진처럼 크게 잘라서 넉넉하게 주지 않았어. 고기반의 반은 한자로 소반 혹은 접시(반)으로 그냥 단순하게 고기가 놓여진 접시라는 의미야. 상호도 그렇고, 화려하게 그리고 넉넉하게 올려진 고명의 양이나 간장으로 비빈다는 걸 보니 최소 반가 혹은 왕실의 조리법에 근거한 식당 같은데?! 참고로 우리 문헌에서 최초로 비빔밥이라는 단어로 음식을 소개한 책자는 시의전서야. 우리 콜리니, 이쁘니까 형이 글에 양념 좀 쳤다. ㅎㅎㅎ
Colin B @colinbeak
@moya95 역시 형님… 저도 그래서 제주도 외에 ‘고기반’이란 말을 쓰는 지역이 있나 찾아봤는데 찾질 못했어요. 이집이 보면 궁중식을 표방하는 골동면에도 조미김을 넣는 등 전통에서 모티브만 얻을 뿐 자기 방식대로 풀어나가는 집 같더라고요. 그래서 고기반도 제주의 문화를 차용하되 형님 말씀처럼 제주 전통의 소박한 방식이 아니라 대중에 맞춰 넉넉하게 담아내는 형태로 풀어내지 않았을까 나름대로 해석해봤어요 ㅎㅎ
Colin B @colinbeak
간장으로 양념하는 것이나 저렇게 접시 위에 몇 가지 음식들을 올려서 내는 건 안동에 헛제삿밥 내는 식당들하고도 비슷해서 그 쪽에서 모티브를 얻으셨나도 생각해봤는데, 수애는 없지만 수육과 두부를 올린 것이나 ’고기반‘이라는 이름을 봤을 때 제주 쪽에서 영감을 얻지 않았을까 추측을. ㅋㅋㅋ
권오찬 @moya95
@colinbeak 나름 합당한 추론의 과정을 거쳤구만! 음식 공부는 그렇게 시작하는거야, 나도 그랬어. 우리네 관념상 ’비빔밥은 고추장‘이라는 공식이 박혀있지만, 보편적으로 고추장이 사용될 뿐 청국장과 된장, 간장 등 심심한 나물 반찬에 간을 더하는 용도라면 뭐든 상관없지.
Colin B @colinbeak
보니까 통영에서는 국에 넣고 끓인 두부를 얹어주는 비빔밥이 있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