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연하게 되는 곳” 1 . #도연하다 어학사전에 “도연하다”를 검색해보면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온다. 1) 술에 취하여 거나하다. 2) 감흥 따위가 북받쳐 누를 길이 없다. 둘 다 내가 좋아하는 감정선이라 방문했다. 매봉역에 위치한 요리주점 ‘도연하다’. 나중에 안 사실은 셰프님 이름도 김, 도연. 2 . #네오클래식 한식 주점으로 도가니탕, 육전, 감자전, 병천순대, 굴무침 등 클래식한 한식 메뉴(aka 재래시장 스타일)들을 선보이지만 맛과 분위기가 세련돼서 오붓하게 데이트를 하거나 모임을 하기 좋은 곳이다. 3 . #통영굴무침 단언컨대 완벽한 소주 안주다. 싱싱한 생굴과 쿰쿰한 액젓이 새 맛과 낡은 맛의 대립 구도를 만들고 거기에 무채와 미나리의 상쾌함이 더해져 멋진 조화를 이룬다. 나이든 어리굴젓 같기도 하고 맛있는 김치속 같기도 하다. 알배추와 함께이고 싶었다. 4 . #도가니탕 이 식당의 대표메뉴. 입술이 코팅되는 찐한 국물에 도가니와 아롱사태를 넣어 서빙된다. 한우 도가니를 써서 3시간 정도 끓여낸다고 하는데, 웬만한 탕 전문집들을 접고 가는 맛이다. 국물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고기는 사르르 풀릴 정도로 부드럽다. 5 . #병천순대 선지가 많이 들어가 거무튀튀한 색을 내고, 대신 찹쌀과 야채로 속을 꽉꽉 채워 거북하기 보단 담백한 맛이 나는 맛있는 순대다. 무말랭이와 새우젓을 주는데 그 조합이 참 좋다. 주방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는 것 같지 않던데 이렇게 손이 많이 가는 음식들을 낸다는 게 신기할 따름. 6 . #육전 #감자전 #오징어볶음 육전은 식감이 부드럽고 곁들이도록 하는 새우젓이 맛을 한 단계 올려준다. 새우젓 없었으면 큰일 날 뻔 했다 싶을 정도로 조합이 좋다. 감자전은 쫀쫀하기 보다는 감자전 특유의 살짝 바스라지는 식감이 강했다. 가볍게 시작하기 좋은 메뉴. 오징어 볶음도 이 곳의 실력을 가늠하기엔 충분했지만, 그렇다고 특별함이 느껴지지도 않는 메뉴였다. 7 . #가리비우니 다소 경직된 서비스를 보이던 이 곳에서 서프라이즈로 나온 서비스 메뉴. 가리비를 껍질 채 구운 후 우니와 와사비를 올렸다. 어떤 맛일 지 설명이 따로 필요할까요? 8 . #미식가는양을따지지않는다 이 곳을 모임 장소로 잡으면서 주저했던 이유도, 주변에 자신있게 추천하기 어려운 이유도 하나다: 만만치 않은 가격 대비 적은 음식의 양. 하지만 손이 많이 가는 음식들로 메뉴를 구성하고 하나하나 허투루 내는 음식이 없는 이 곳은 양 껏 먹는 식사를 위한 곳 보다는 술과 함께 맛있는 요리를 즐기는 곳이라고 바라보면 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부족하면, 2차 가면 되지 뭐. - 추천메뉴: 통영굴무침, 도가니탕, 병천순대 - 주의: 자리가 많지 않아 사전 예약 필수 instagram: colin_beak
도연하다
서울 강남구 논현로32길 5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