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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in B
추천해요
5년

“진짜들만 가는 해장국집” #해정국 많은 사람들이 해장하면 解腸, 즉 창자(장)를 풀어준다는 의미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해장은 풀 해(解), 숙취 정(酲)의 “해정”이라는 말에서 왔다. 한국에서 해장은 장을 풀어주기는 커녕 뜨겁고 매운 것으로 장을 마비시키는 개념에 가깝다. 맵찔이인 내게는 고추기름을 잔뜩 넣고 뚝배기에 펄펄 끓여나오는 해장국은 술 마신 다음날 오히려 더 피하고 싶은 음식이다. 그런 내게 “해정”을 도와주는 고마운 식당들이 있다. 지나치게 맵지 않고, 지나치게 뜨겁지 않은. 구수한 맛과 뜨끈한 온도감으로 속을 달래주는 해장국들. ‘청진옥’의 된장 베이스 해장국, ‘일등식당’의 푸짐한 뼈다귀탕, ‘진짜해장국’의 진짜 해장국, ‘강남따로국밥’의 끝내주는 선지 국밥, 나의 인생해장국인 ‘어머니대성집’까지. 그리고 최근 이 리스트에 꼭 넣어야 할 식당을 하나 만났다. #영화정해장국 네이버 검색 결과에 이 식당은 “진짜들만 가는 길동 해장국집”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음에도 모텔촌에 위치한 허름한 해장국집으로 쉬이 발길이 가지 않았다. 막상 가려고 해도 새벽 세시에 오픈해서 오후 세시에 닫는 까닭에 시간을 맞추기도 쉽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주말, 숙취를 안고 일어났는데 문득 이 집이 떠올라 계획 없는 방문을 했다. 모텔 사이 낡은 간판이 보이고, 식당으로 들어서자 홀을 보시는 이모님은 말도 없이 손가락 하나를 치켜 올리고 내가 고개를 끄덕하자 바로 주방에 주문을 넣는다. 자리에 앉아 살펴보니 메뉴는 오직 해장국 하나. 단일 메뉴 치고는 음식이 나오는데 시간이 조금 걸린다. 주문 후 한번 더 끓여내는 것인지, 토렴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 잠시의 기다림은 식당에 대한 신뢰감을 높인다. #찐이야 해장국이 나왔고 한 술 뜨자마자 알았다. 찐이야 완전 찐이야 진짜가 나타났다 지금. 사골 육수를 베이스로 된장으로 간을 하고 선지와 배추를 넣고 끓여냈는데, 구수하고 시원하고 감칠맛난다. 국물의 간도 딱 좋고 배추도 질기거나 늘어지거나 하지 않은 것이, 익힘 정도가 정말 완벽하다. 탱탱한 선지도 아쉽지 않게 들어간다. 직접 담군 겉절이와 깍두기, 고추 장아찌가 밑반찬으로 나오는데 압권은 겉절이. 달큰하지만 막 달지는 않고, 매콤하고 감칠맛 나는 게 입맛을 돋운다. 왜 이제야 왔나 싶었다. 앞으로 내게 해장국하면 어머니대성집과 함께 가장 먼저 떠오를 집. www.instagram.com/colin_beak

영화정 해장국

서울 강동구 진황도로43길 9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