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국수의 정석, 할머니 칼국수. 인근 ‘찬양집’과 더불어 ’칼국수의 근본’이라 하기에 부족함 없는 찐 노포입니다. (30년이 훌쩍 넘었으니 노포라 하는 게 맞겠죠?) 20m정도 떨어진 찬양집은 바지락 칼국수를, 이곳 할머니집은 멸치와 감자 베이스의 칼국수를 내어주십니다. 올 때마다 두 가게의 중간에 서서 갈등합니다. 오늘은 어떤 칼국수를 먹어야 하나... 처음 이곳에 방문했을 땐 4000원이었는데, 어느 새 가격이 두 배를 넘어 9000원이 됐습니다. 와... 대학원 다닐 때 낙원상가에 오면 저렴한 가격에 배가 터지기 직전까지 먹을 수 있어서(칼국수를 더 달라고 말씀드리면 아예 한 그릇을 더 가져다 주셨어요. 지금도 그러시려나요?) 감사해하며 자주 찾았는데, 이제 가격적인 매리트와 함께 그 때의 추억도 사라지는 것 같아서 몹시 아쉽습니다. 칼로 숭덩숭덩 썰어낸 ‘울퉁불퉁’ 면발과 진한 국물, 흩뿌려진 김과 파, 애호박의 조화가 무척 좋습니다. 뭐 하나 거슬리지가 않아요. 기본 칼국수지만, ‘애착 맛집’이라 부를 만큼 기분 좋은 한 그릇입니다. ‘칼국수 맛집’의 기준인 겉절이도 아주 베이직합니다. 조금 짭짤하기만 할 뿐, 맵지도 달지도, 심지어 마늘맛이 강하지도 않은 기본적인 겉절이가 칼국수를 끝없이 들어가게 만듭니다. 가격이 올랐기 때문인지, 대기줄이 많이 줄었습니다. 가격이 더 오르기 전, 그리고 웨이팅이 적은 이 때, ‘정석 칼국수’ 한 그릇 만나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종로 할머니 칼국수
서울 종로구 돈화문로11다길 14-2 1층
맛짱 @babapizza
제 원픽이에요
Luscious.K @marious
여기랑 할아버지 손칼국수랑 붙으면 누가 더 맛있을까요? ㅎ
비교적온순 @dulana
@marious 동묘쪽의, 상대적으로 맑은 칼국수 말씀이시죠? 전 국물의 걸죽함 때문에 ‘칼국수 기준’으론 단연 할머니네가 더 취향이라고 생각하곤 있었는데, 이번에 할머니집 가격이 더 오른 걸 보니 (가성비도 맛집의 기준이라는 걸 고려하면) 이제 우열을 따지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 할아버지 손칼국수도 가격이 올랐을까나요? 거기 마지막으로 갔을 때 5000원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Luscious.K @marious
@dulana 진짜 맛대결이 아니라 두집 상호가 할머니, 할아버지라 던진건데 온순님 걸리셨어요 ㅎㅎ 여기도 조만간 가볼게요.
비교적온순 @dulana
@marious 앜ㅋㅋㅋㅋㅋㅋ 동묘쪽이라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이어서 물어보시는 줄 알았어요. ㅋㅋㅋ 아.. 여기저기 먹으러 다니는 거 또 딱 걸렸네요. 음...
Luscious.K @marious
@dulana 그게 흠입니까? 뽈레에선 훈장이죠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