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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창
추천해요
3년

맡긴차림으로 창녕음식을 내는 주막 머리를 언제나 단정하게 빗어 넘긴, 나이 지긋한 여사장이 늙지도 않는다. 사장의 고향 창녕음식을 낸다. 창녕음식의 특징이 뭐요 물으니 그저 자연산 재료를 풍부하게 사용한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일찍 도착해 앉으면 사장도, 서빙하는 아주머니들도 자기 들 술잔을 들고와 한 잔씩 대작을 한다. 술은 혼자 마시면 맛 없다고. 요즈음 보기 드문 옛날 접객 방식이 남아있어 정겹다. 한 순배 돌면 술자리에 끼어 농찌거리기도 하고 그야말로 현대의 주막이다. 오랫동안 청와대 근처의 장소에서 식당을 열었으니 이 동네 생리를 잘 안다. 이것저것 묻지 않고 시키는 손님이 많아 주는대로 먹고, 달래는대로 주니 가격이 좀 세다. 그야말로 맡긴차림, 창녕음식 오마카세. 가족들과 오기는 좀 어려운 집이다. 이날의 시작은 큼직한 광어. 거의 8kg 달하는 대물. 두툼하게 썰어내고 지느러미살도 푸짐히 낸다. 참숭어를 곁들여서. 살이 달아 더 달라니 한 토막 더 가져와서 처음 준 만큼 썬다. 주막이다. 키조개 관자, 홍삼, 대구전, 관자전, 호박전, 두릅전 등 끝 없는 안주. 자연 재료의 맛을 느끼게 조리를 최소화 한다. 갑오징어 한마리 통째로 내 투박하게 툭툭 썰어낸다. 불콰하게 분위기가 오르면 사태를 듬뿍 넣은 스지탕은 뜨끈하게 속을 풀고. 사장이 초밥을 가져와 광어살을 얹어 하나씩 입에 넣어 준다. 대구탕 한 그릇이 입가심이요 해장이 된다. 묵은지가 기어코 탕에 밥을 말게 하고야 만다. 이 집은 아재들의 놀이터다. 천장에 조명가리개에 쓴 춘원의 육바라밀 애인 싯귀를 흥얼거리며.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상에 놓인 나물들이 일미. 특히 방풍과 달디단 시금치가 일품. 그날그날 무친다. 밑반찬들도 정갈하고 맛있다. 외국에서 친구들이 오면 이 집에 데려가 진짜 한국음식 원없이 먹이곤 했다. 6년만에 들린 식당 여전하니까 참 좋구나. ps. 대로변 서촌의 골목 끝에 한옥. 이전에 효자동맛집이란 이름을 썼는데 상호를 바꿨다.

경복궁 오감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31-8 1층

연화

짧은 에세이 한편 읽은 느낌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