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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창
3.0
6개월

우니와 아나고가 없는 스시코스 주말 저녁 100,이면 높지 않은 가격. 여러곳에 지점을 낼 정도로 인기 많은 식당. 일요일 저녁 2부는 하루 전에도 예약이 가능해 19:30 방문했더니 거의 만석. 인기를 실감하다. 다테마에가 셋. 입구에 헤드쉐프로 보이는 젊은 여쉐프가 있고 니은자로 두른 카운터석. 맨 안 쪽 자리의 제일 젊어보이는 이타마에에게 배정되었다. 내 일행 외에는 거의 모두 이삼십대로 보이는 앳된 커플 식객들. 한 사람 야구캡 푹 눌러쓴 젊은 여성 혼밥러도 보이고. 이젠 내 또래 식객들은 스시오마카세에서 잘 만나보기 어려워졌다. 시간적 배열로 내는 음식, 특히 오마카세는 그 구성과 내는 순서를 미리 알지 못하는게 호기심을 유발하는 식사 재미의 중요한 요소다. 다음엔 무엇이 어떤 모양으로 나올까 궁금해 하면서. 하나씩 하나씩 포장을 벗겨 가는 선물처럼. 그래서 다찌에 앉고, 그 재미에 오마카세를 간다. 스시코스라도 츠마미의 구성은 웬만한 스시야의 라인업 못지 않다. 큼직하고 다양하다. 트러플향이 감점 요인이긴 하지만 대파튀김을 얹어 고소함을 더한 완성도 높은 차완무시, 스미소에 얹은 히라메, 지나치게 크리미한 게우소스를 곁들인 찐전복. 이 세 점 먹고 모두의 입에서 나온 말. ‘아 좀 달다’. 일식이 한식보다 퍽 달긴 하지만 이전보다 음식을 점점 더 달게 만들어 낸다.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춘 건가? 아니면 이날따라 내 입맛이 달았나? 깨소스와 채 썬 시소로 버무린 청어. 비린내 하나 없이 달큰하다. 가리비관자에 낸 우니크림소스 달다. 우니맛만 낸다. 은대구 미소야키 도톰하게 잘 구웠다. 큼직한 옥돔 토막을 껍질과 비늘째 튀겨낸 사쿠사쿠 소리나는 마츠카사야키. 방어는 다다끼해서 단 양파볶음 위에 올려 놓았다. 달다. 달다. 아마이! 스시는 샤리가 크다. 마다이, 우니없는 홍새우 낸 후 생선뼈육수, 채수와 흰된장과 붉은 된장을 섞은 된장고기국물 같은 미소시루. 독특하다. 스페인산 오도로. 시마아지. 가스코. 이타마에가 가스코 단어를 모른다. 실파와 생강 다진 야쿠미 얹은 아지. 아카미즈케. 숯으로 구운 게르치를 차례로 냈다. 안키모 군칸마키는 아구간크림을 얹은 듯하다. 큼직한 네기도로. 이제 우니 주고 아나고 주겠거니 기다리는 찰라. 계란구이를 꺼낸다. 아뿔싸. 없구나. 한껏 고조되었던 분위기가 풍선껌이 터지듯 푹 꺼지면서 아하 그래서 저녁 100, 이구나. 오라 그래서 샤리가 컸구나. 성게소는 원물이 좋지않거나 비싸면 생략할 수 있어도 그래도 아나고가 없는 건 오마카세에서 이해할 수 없다. 붕장어는 스시야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스시인데 아예 없다. 코키지 와인 사케 20, 위스키 40, 이건 참 좋은 가격. 친구들과 모임하기에 좋은 조건이기도 하다. 그래도 아나고가 없는 건 마무리가 안 된 기분. 단 츠마미, 큰 스시. 아나고 없어도 우니 없어도 예약이 끊이지 않는 스시야. 스시도 젊은 고객들의 입맛대로 가는가! 나이든 쉐프가 하는 스시야는 구리고, 젊은 친구들이 하는 스시야는 달고, 좀 한다하는 스시야는 비싸고. 어디로 가야하는 것일까.

스시 우미

서울 송파구 잠실로 209 소피텔 앰버서더 서울 2층

권오찬

아쉬우셨던 대목이 공감갑니다.

최은창

@moya95 공감해 주셔서 감사해요. 구쉐프 생각이 간절합니다.

권오찬

@eunchangmd 참 우연찮게도 어제 제가 그간 작성한 스시야 리뷰를 재독하며 구쉐프 안부가 궁금했었는데. 선생님 앞에서 제가 할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역시나 구관이 명관이고, 옛사람이 좋습니다!

최은창

@moya95 네. 저도 어디로 갈 바를 몰라 이곳 저곳 다녀 봐도 만족을 못하니 구관이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