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의별 @maindish1

추천해요

1년

ONE OF C는 다양한 커피 중 하나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C는 COFFEE의 머리글자겠구요. 잘 지은 상호라고 하기는 그런데, 이렇게 커피에 뭔가 의미 부여를 해서 가게 이름을 짓는 사장님은 맛있는 커피 만들기에 보다 진심인 분일 수 있죠. 제가 좋아하는 로스터리 중 한 곳인 애크로매틱 커피의 슬로건(=분명 ‘최고의 커피’는 해내지 못할 겁니다. 하지만 ‘틀리지 않은 커피’를 해보겠습니다.)이 생각나기도 하구요. 블렌드 두 가지의 이름은 물고기인가 싶은데, 제가 잘 모르는 분야라 무슨 뜻인지 해석하기가 좀 어렵네요. 여튼, 저는 보통 산미가 좀 더 있는 쪽을 먼저 맛보기 때문에 미디엄 다크 블렌드인 PLATY를 에스프레소로 주문했습니다. 설탕을 넣지 않은 채로 에스프레소를 마셔보니 초반은 상큼하고 후반은 고소합니다. 여기에 설탕을 넣으니 산미도 좀 더 풍성하게 살아나고 밸런스도 더 좋아지네요. 설탕을 넣기 전에는 맛의 중심이 뒤로 쏠려있다면, 설탕을 넣으니 중심이 앞쪽으로 이동합니다. 설탕을 넣은 건 넣은 대로, 넣지 않은 건 넣지 않은 대로 맛이 괜찮으니 취향껏 드시면 될 것 같구요. 필터커피는 커피 이름 옆에 가격이 없는 건 한 잔에 5,000원인 것 같고, 5,000원보다 비싼 커피는 가격을 따로 표기한 듯요. 메뉴를 유심히 본 결과 7천 원짜리 콜롬비아 2종 중 하나를 맛보기로 했는데, 사실 둘 중 하나는 제가 좋아하는 농장 중 하나인 캄포 에르모소 농장의 커피였어요. 그러니까 재료(생두)의 품질은 보증이 되어 있는, 맛있을 확률이 더 높은 커피였는데, 일종의 직업병(?)이 발동해서 못 먹어본 농장의 커피를 맛보자는 생각에 엘 푸투로 농장 것을 주문해 봤네요. 마셔보니 로스팅은 제법 잘 되어있고, 추출도 좋습니다. 부정적인 뉘앙스가 좀 느껴지기는 하지만, 무산소가공 커피라는 것을 감안하면 (다른 가공법에 비해 로스팅에 난이도가 있으니) 조금 아쉽기는 해도 크게 문제 삼을 정도까지는 아니고, 노트에 부합하는 뉘앙스가 잘 느껴집니다. 문제는 멜론 뉘앙스의 무산소가공 커피 중 아마티보의 메로나가 워낙 독보적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좀 비교가 되네요. 이 농장의 커피는 내년에 또 수입이 된다면 다시 마셔볼까 싶어요. 콜롬비아 농장들의 무산소가공 솜씨가 매년 급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는 좀 더 인상 깊은 커피를 마실 수도 있으니까요. 위치가 좀 애매한데, 신촌에서 홍대로 넘어가는 중간의 신촌에서도 멀고 홍대에서도 먼 곳에 자리 잡고 있어요. 커피는 충분히 잘하시지만, 여기를 부러 찾아가시라 하기엔 여러모로 애매한 감이 있습니다. 단, 이쪽 지역이 생활권인 분들에게는 단골로 드나들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라 하겠습니다. 🐣

원오브씨

서울 서대문구 신촌로3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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